마이크로소프트(MS)가 22일 전세계에 내놓을 새 운영체제인 윈도7에 컴퓨터 이용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에 있는 한 전자제품 판매점에 20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을 탑재한 노트북 컴퓨터가 전시돼 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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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더욱 빠르고 다양하지만 저사양 PC도 이용 가능
운영체제 경쟁늘어 MS 독점시장에 변화 물결 일듯
오늘 전세계 동시 출시
소프트웨어 제국의 부활을 알리는 축포가 될 것인가, 날랜 구글과 애플에 밀려나는 공룡의 몸부림으로 기록될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22일 전세계에 내놓는 새로운 개인용 컴퓨터(PC) 운영체제 ‘윈도7’에 컴퓨터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엠에스는 세계 10억대 피시의 93%에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10억여명의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경쟁자가 없다시피 한 절대강자이지만, 엠에스는 지난 몇 년간 ‘굴욕’을 당해왔다. 엠에스 운영체제의 최대 실패로 꼽히는 윈도 비스타 때문이다. 2~3년을 주기로 출시되어온 운영체제의 하나이지만, ‘윈도7’은 의미가 각별하다.
엠에스는 지난해 584억달러 매출에 203억달러의 이익을 올린,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독점적 사업자에게도 경쟁자는 있다. 자신의 제품과 고객이다. 비스타 고객들은 제품에 만족하지 못했다. 상당수는 새 피시의 비스타를 삭제하고 8년 전에 나온 윈도 엑스피로 되돌리기를 선택했다. 비스타는 무겁고 느린데다 종전 프로그램들과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를 일으켰다. 비표준적인 액티브엑스에 의존한 한국에선 문제가 더 심각했다.
윈도7은 출시 전부터 호평과 기대를 받아왔다. 윈도7의 탄생 배경은 비스타의 실패와 넷북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컴퓨팅 환경이다. 엠에스가 내놓은 운영체제는 항상 더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필요로 해왔다. ‘윈텔(윈도+인텔) 동맹’의 전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 운영체제는 더 빠르고 더 용량이 크고 더 비싼 최신의 중앙처리장치와 기억장치를 요구했다. 최신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쓰려면 멀쩡한 피시를 버리고, 새 피시를 사야 했다.
윈도7은 독점적 상품을 소비자가 외면하고 운영체제 시장의 프레임이 바뀌면서 등장한 제품이다. 윈도7은 비스타보다 빠르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메모리(램)와 중앙처리장치(CPU)는 낮아도 된다. 넷북에서 비스타는 쓸 수 없지만, 윈도7은 잘 돌아간다. 비스타에서 쓴맛을 본 엠에스가 ‘엑스피 환경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목표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엠에스가 팔아온 운영체제 중 몇년 전에 쓰던 피시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제품은 없었다. 윈도7은 더 높은 사양의 피시에 최신 운영체제를 묶어 팔며 공급자 위주의 시장을 만들어왔던 ‘윈텔’ 동맹의 붕괴이자, 소비자의 승리다. 나중에 나온 기술이 더 가볍고 빠르고 더 적은 자원을 써야 한다는 기술적 ‘상식’이 비로소 시장에 적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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