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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8 11:45 수정 : 2010.01.19 19:35

이동전화의 사후서비스(A/S)는 제조사별로 다르다. 팬택은 위탁 서비스센터를 직영 체제로 바꾸고, 대도시의 경우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1층으로 옮기고 있다. 최근엔 서비스센터에서 손 세정제를 제공하고 있다. 팬택 제공

일부 외국산 서비스 기준 달라 잦은 마찰
직영·위탁 운영…국내에서 수리 못하기도

#1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박아무개씨 부부는 공교롭게 거의 비슷한 시기에 휴대전화 액정화면이 파손되어 수리를 맡겼는데, 대조적인 경험을 했다. 아내 박씨는 엘지전자의 뷰티폰, 남편 최씨는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 사용자다. 박씨는 집에서 멀지 않은 엘지전자 양천서비스센터를 찾아가 수리를 의뢰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액정을 교체해줬다. 마침 평일 낮이라 대기자도 별로 없고 휴대폰 수리코너만 6곳이라 바로 처리됐다.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 비용은 7만원이 들었다. 휴대전화 수리코너마다 “휴대전화는 30분 이내에 처리됩니다”라는 안내가 달려 있었다. 휴대전화가 고장나면 골치 아프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박씨는 ‘이렇게 빠르고 편리하게 애프터서비스가 되는데 왜 그런 말이 생겼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2 남편 최씨도 며칠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다. 업무의 상당 부분을 이메일로 처리하는 최씨는 이메일 즉시전송 기능이 있는 블랙베리에 대한 만족도와 의존도가 매우 높았는데, 난감해졌다. 전자우편 확인은 물론 메모와 연락처 등 최씨가 자주 쓰던 기능을 쓸 수 없으니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에 문의를 했더니, 블랙베리 수리가 가능한 곳은 서울에 5곳뿐이었다. 업무를 중단하고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에스케이텔레콤 고객센터를 찾아갔다. 전화 기능에 문제가 없고 액정만 파손된 것이라 간단하게 현장에서 수리가 가능할 줄 알았지만 점검결과, ‘국내에서는 수리 불가’였다. 액정 하나 교체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보내져야 하고, 기간은 45일이 걸린다는 ‘처방’이 나왔다. 최씨에겐 수리기간 동안 똑같은 블랙베리가 임대폰으로 무료제공되었고, 30분에 걸쳐서 파손된 전화에 있던 데이터를 내려받았다. 수리비로는 16만5000원이 나왔다. 임대폰이 제공돼 큰 불편은 없었지만 반나절이 걸렸고 45일 뒤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씨는 빌려온 블랙베리에 혹시라도 이상이 생길까봐 애지중지하는 습관이 생겼다.

휴대전화 서비스센터 연락처 및 특징

국내에 다양한 상표의 휴대전화가 출시되면서 사후서비스(AS)가 제품 선택의 주요한 기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두 업체는 각각 전국에 160곳, 123곳의 고객서비스센터를 운영해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팬택과 케이티테크 등 국내 브랜드는 이보다 적지만 수십곳의 직영 고객센터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처리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 ‘위피’ 의무탑재 조항이 사라진 뒤 외국산 단말기들도 여러 종이 판매되고 있다. 외국산 단말기 중에는 모토롤라처럼 국내에서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다른 업체에 위탁하거나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사후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특히 일부 외국산 제조사는 고유의 서비스 기준과 방식 때문에 삼성·엘지의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블랙베리의 경우, 최씨처럼 간단한 이상인데도 국내에서 수리하지 못하고 싱가포르 센터로 보내 수리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최근 국내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은 ‘리퍼비싱’이라는 독특한 사후서비스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리퍼비싱’이란 제품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해당 제품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쓰던 제품을 새 제품(리퍼 제품)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구입후 1년간은 무상수리를 제공하는 다른 업체처럼 무상으로 고장난 제품을 리퍼 제품과 교환하지만, 1년이 지난 뒤에 고장이 나면 해당 부분의 수리는 불가능하고 유상으로 리퍼 제품으로 교환해야 한다. 이때는 고장의 종류에 관계 없이 구입가격의 50%를 내고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리퍼 제품 교환’이라는 아이폰의 독특한 서비스방식은 제품 표면에 나사구멍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에 따른 것으로, 사용자에 따라 찬반이 엇갈리지만 국내에선 매우 낯선 방식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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