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속 통신·전자업체 새 시장 도전 활기
정부도 SW방안 발표…“장기전략 없으면 공허” 지적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모바일 비즈니스’가 살아나면서 정보기술(IT)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통통신업체들의 무선인터넷 활성화와 유무선 통합 노력,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의 개발 활성화,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구축 확산 등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정보기술 업계엔 1990년대 후반 못지 않은 호황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까지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보기술 시장은 꽤 오래 전에 ‘레드오션’(포화시장)으로 전락했다. 정부 주도형 정보기술 육성이 한계를 드러냈고, 기업들도 기존 사업에 안주하고 이기주의에 빠져 기술 개발과 시장 창출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이다. 특히 세계 시장의 중심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콘텐츠와 서비스의 소프트웨어로 옮겨가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런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했다.
잘 나간다는 삼성전자도 커진 외형만큼 시장을 선도업체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판매대수는 2억2700만대로 애플(2500만대)을 크게 앞서지만,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한참 떨어져 영업이익율 기준로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3배가량 앞섰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는 미국시장 등에서 ‘뛰어난 하드웨어에 수준 낮은 소프트웨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 정보기술 산업은 이런 상황에 대한 반성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찾고 있다. 불을 지핀 것은 스마트폰이다. 아이폰 열풍에서 보듯, 이용자들의 새로운 기술과 기능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통신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통신업체로 변신한데 이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합엘지텔레콤(LGT)은 ‘탈통신’, 케이티(KT)는 ‘스마트’(S.m.Art),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아이피이’(IPE)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결같이 미국의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로 ‘블루오션’을 만들어 도약의 계기를 삼은 것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IT산업 시장 규모·국내 IT산업 생산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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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옛날처럼 앞에서 이끌려고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컴퓨터공학)는 “정부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추가로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문제를 제대로 인식했다”며 “화두를 제대로 찾은 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섬세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 않으면 과거의 정책처럼 공허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황보연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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