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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내 손안에 ‘폰뱅킹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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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특집 스마트 폰] 은행·공공기관도 ‘스마트 바람’
‘손안의 은행’, ‘움직이는 은행’ 스마트폰 열풍이 ‘스마트폰뱅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모바일뱅킹 수준을 뛰어넘어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뱅킹 수준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된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 앞으로 은행 지점의 핵심 기능은 금융거래 대신 자산관리나 상담 업무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기업 ‘아이폰뱅킹’ 독자개발…서비스 선점금융상품 가입외 인터넷서 하는 모든 기능 ‘척척’
국민·우리·신한 등도 공동 개발나서…보안 과제 국내 은행 가운데 스마트폰뱅킹의 선두 주자는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10일 아이폰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아이폰뱅킹’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현재 4만3400여명이 아이폰뱅킹용 애플리케이션인 ‘하나엔(N)뱅크’를 내려받았다. 이 가운데 2만1800여명이 아이폰을 통해 한번 이상 금융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예금·환율·펀드·신용카드 조회, 현금서비스, 펀드 환매 요청,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지만 아직 금융상품 가입 기능은 없다. 김경호 하나은행 차장은 “금융상품 가입 기능을 제외하면 인터넷뱅킹과 큰 차이가 없다”며 “조만간 금융상품 가입도 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은행은 아이폰을 통해 지출과 수입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가계부 프로그램 ‘하나엔머니’도 제공하고 있다. 하나엔머니는 5만5000여명이 내려받았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13일부터 아이폰용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회·이체·환매 등의 금융거래가 가능하고, 금융상품 홍보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아이폰뱅킹을 통해 지점을 검색하면 지도에 해당 지점이 표시되는 기능까지 갖췄다. 또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아이폰뱅킹을 이용하려면 우선 인터넷뱅킹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기존에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지점을 방문해 가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가입 이후에는 두 은행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실행하고 공인인증서를 복사해야 한다. 기존의 모바일뱅킹에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었지만, 스마트폰은 컴퓨터 수준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공인인증서 이용이 의무화됐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프로그램 독자 개발을 통해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선점한 반면, 나머지 은행들은 공동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농협 등 17개 은행으로 구성된 모바일금융협의회는 오는 4월께부터 공동 표준안을 기반으로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아이폰뿐 아니라 윈도 기반 운영체제를 쓰는 옴니아2나 구글 운영체제의 안드로이드폰에서도 활용 가능한 스마트폰뱅킹 프로그램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뱅킹에 대한 보안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거래 은행별로 공인인증서를 따로 설치하는 등 공인인증서 체계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또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공짜로 이용하기 위해 아이폰 내부의 잠금장치를 풀었다가 아이폰뱅킹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이 생기고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보안 문제 때문에 잠금장치가 풀린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뱅킹 서비스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서울투어앱…한국관광앱…경제지표앱…공공기관도 애플리케이션 개발 박차 애플 앱스토어에서 ‘백악관’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 백악관 브리핑 내용, 고위 관계자 회의록 등 다양한 백악관 정보를 볼 수 있다. 모바일 기기로 손쉽게 정부 정책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미 연방정부가 직접 제공한 이 앱은 미국 바깥에서도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는 청와대는 물론 주요 부처의 앱이 따로 없는 상태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모바일 공공서비스’를 구축하려는 공공기관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를 ‘손안에서’ 쉽게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애플 앱스토어에 ‘서울 투어’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위성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현재 위치 주변의 관광명소, 맛집 정보와 대중교통 등 길라잡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국내 이용자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서울시가 출연한 디자인전문조직 서울디자인재단이 만든 ‘세계디자인수도 서울 2010’ 앱은, 올해 서울시가 세계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51곳 디자인 자산의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모바일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울시가 스마트폰 앱 개발에 직접 나선 것이다. 시는 아이폰과 윈도 모바일 기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울시 모바일포털’을 개발해 오는 5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중화장실, 공공기관의 위치 등 각종 교통·문화·관광·생활 정보 서비스를 위치정보를 활용해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말 세계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를 위해 우리나라 관광 자산을 소개하는 7개의 앱을 출시했다. 각 앱은 한국 관광을 위한 개괄적 정보에서부터 서울·인천·강원·경기·충북 등 지역별 관광 정보를 담고 있다. 또 관광공사는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아 장승·수원화성 등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사진을 이용해 만든 퍼즐게임 ‘Korea Attraction Grid Puzzle’을 앱으로 내놨다. 퍼즐을 맞추며 한국의 아름다운 관광 자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게임이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안에 우리나라 경제지표와 정부 정책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아이폰용 앱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및 지출 등 국내 거시지표 정보를 실어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내 인트라넷과 연계…서류 결재까지 기업들 채택·보급 앞장…업무용으로 발전 포스코는 8일 직원 1000여명에게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지급했다. 이 스마트폰을 받은 직원들은 외부에서도 회사 내부 인트라넷을 연결해 회사 메일이나 업무 결재, 회사 내부정보 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이미 2년 전에 문서관리 혁신을 거쳐 개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작성하는 문서는 모두 회사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완벽한 업무용 컴퓨터의 연장선이 된다. 다만 개인번호가 아니라 회사번호로 개통이 되기 때문에 기존 번호를 착신 전환하거나 번호를 바꾸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일하는 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외부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이메일을 확인하는 초기 단계를 넘어서 회사의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돼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스마트폰 지급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 도입의 첫발을 뗀 것은 인터넷회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다음은 지난해 하반기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지급을 약속하고 연말께 이를 실행했다. 두산의 지주 부문도 박용만 두산 회장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지급했다. 코오롱그룹도 케이티(KT)와 스마트폰 도입 계약을 맺고 ‘쇼옴니아’와 ‘옴니아팝’ 8000대를 임직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코오롱 쪽은 사내 인트라넷을 스마트폰과 연계해 실시간으로 서류를 결재할 수 있고 주문입력·재고조회 등 신속한 고객 대응이 가능해지는 등 임직원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와 고객 서비스의 질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파란’을 운영하는 케이티에이치(KTH)는 지난달 초 전 직원 450명에게 ‘아이폰’과 ‘쇼옴니아’ 등을 나눠 줬다. 서울아산병원, 아모레퍼시픽, 기상청, 제일기획 등도 스마트폰을 지급해 업무에 사용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직원 6500명에게 ‘쇼옴니아’를 나눠준 뒤 지난달 21일부터 시설 관리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이 업무에 직접 이용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직원들의 스마트폰 이해도도 낮고 업무에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아직은 많지 않은 탓이다.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활용은 이제 초기 단계여서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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