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3.16 13:50
수정 : 2010.03.16 17:03
|
게임중독, 나라마다 다른 처방
|
정부가 최근 사회적 문제를 빚고 있는 게임중독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게임 피로도 시스템을 확대도입하고, 과몰입 대응 예산을 10배가량 늘린다고 발표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게임과 관련한 일본의 가장 큰 고민은 ‘개인주의’다. 방에 틀어박혀 게임·인터넷을 하며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나 사회적응 의지가 없는 젊은층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비디오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며 남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살 수 있는 문화가 일상화됐다. 그렇다보니 사회적 소외감을 극단적인 범죄로 표출하는 예가 많다. 2008년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게임이 도마에 올랐다. 범인은 평소 게임마니아로 범행방식도 게임장면과 비슷해 충격을 주었다.
미국과 유럽은 게임으로 인한 모방범죄가 심각하다. 2003년 미국에서 총기 난사를 한 10대 소년 2명이 비디오게임 ‘지티에이3’(GTA3)에서 영향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티에이3’은 주인공이 행인을 죽이거나 폭행하는 등 폭력적 표현으로 유명하다. 사건의 피해자들은 게임을 발매한 소니를 대상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지난해 독일에서 17살 소년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15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범행 전 총싸움게임 ‘파크라이2’를 플레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게임 관련 범죄가 늘고 있다. 총싸움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사진)를 하다가 흥분한 게이머가 주위 사람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나, ‘피케이’(게임에서 상대 캐릭터를 죽이는 행위)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살인을 저지른 사건도 일어났다. 타이에선 폭력게임에 빠진 소년이 게임과 똑같은 방식으로 택시운전기사를 살해해 충격을 주었다.
게임으로 인한 문제는 나라마다 비슷하지만 대처방법은 각각 다르다. 중국이나 한국은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선다. 중국은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하고 범죄조직이 등장하는 게임 발매를 금지시킬 만큼 규제가 심하다. 일본과 미국은 다르다. 이들 나라도 처음엔 판매금지 등 규제정책을 썼지만 사건은 줄지 않았다. 최근엔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은 청년실업, 파견근무제, 사회안전망 확충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을 내놓았다. 규제도 엄격하게 시행된다. 수위가 높은 게임은 19살 이상 ‘Z’ 등급을 매겨 광고를 할 수 없다. 미국에선 게임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는 비디오 게임 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명시해놨다. 이덕규 <베타뉴스>(betanews.net)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