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25 16:46
수정 : 2005.08.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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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 감독이 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민·변길섭·홍진호 선수, 강 감독, 김정민·한웅열·박정석 선수. 케이티에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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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이사람
일반인들은 프로게임팀 감독이라고 하면 낯설어 한다. “그런 직업도 있느냐?”고 되묻기까지 한다. 하지만 정수영(36) 케이티에프(KTF) 프로게임팀 ‘매직앤스’ 감독의 얘기는 다르다. 프로축구팀이나 프로야구팀 감독 못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단다. 그는 “얼굴을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요즘은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아보는 사람들이요? 프로야구 감독 못잖죠”
그는 1998년, 스물여덟살 때부터 프로게임팀 감독을 해왔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게임팀 ‘랩터스’를 직접 창단해 감독을 맡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게임팀 감독인 셈이다. 2000년 삼성 프로게임팀 ‘칸’으로 옮겼다가 2001년 6월 매직앤스로 영입됐다.
“프로게임팀 감독이 하는 일은 선수 뒷바라지예요. 마음 편히 훈련하고, 경기 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선수들과 합숙하며, 때로는 청소와 빨래도 합니다. 한 달에 이틀 정도 집에 가고, 연봉은 케이티에프 차장급 정도를 받습니다.”
그는 프로게이머의 인기가 머지않아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선수들을 앞지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직접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경기를 보는 것을 즐기는 분위기가 자리잡아, 주요 게임대회 결승전 때는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억대 연봉의 선수들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게임에 빠지면 문제아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선수를 영입하거나 연습생을 받을 때, 고등학교 이상의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만약 고등학교 재학생일 경우는 수업을 빼먹으면 바로 퇴출시킨다는 조건을 붙인다.
그는 “프로게임팀 감독을 그만둔 뒤에는, 프로게이머로 성공하는 길과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임클리닉’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아이보다 월등하게 잘 하는 사람과 겨루게 해 좌절감을 맛보게 하면 바로 싫증을 내게 된다고 귀띔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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