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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5 21:08 수정 : 2018.11.25 22:14

사고 하루만에 보상안 전격 발표
유·무선 통신 가입고객 모두 대상
사고원인 규명·복구 이전 서둘러
기존 사고 보상기준을 훨씬 상회
소상공인 간접손해는 추가 검토

케이티(KT)가 서울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유·무선 통신 장애를 입은 고객에게 한달치 요금을 감면해주는 보상방안을 내놨다. 정확한 화재원인 조사와 복구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보상방안을 내놓은 것은 악화된 여론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케이티는 25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유·무선 가입 고객에게 1개월 치 요금을 감면해주겠다고 밝혔다. 감면 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요금으로, 감면 대상 고객은 추후 확정해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무선 고객의 경우 피해 대상 지역 거주 고객을 중심으로 하되, 기지국 접속 내역을 바탕으로 실제 피해를 본 경우가 확실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1개월 치 요금을 감면해줄 방침이다.

이는 월정액과 부과사용료를 통신 장애를 입은 시간으로 나눠 6배를 보상해주도록 한 약관상 보상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약관 보상기준에 따르면, 월 4만원을 냈던 가입자가 이틀 동안 사용을 하지 못할 경우, 보상액수가 1만6천원에 그친다. 케이티가 내놓은 보상기준은 4만원을 모두 돌려주겠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 통신 장애 발생 때 다른 통신사들이 내놨던 보상기준을 훨씬 상회한다. 2014년 3월20일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자 560여만명이 5시간40분가량 송수신 서비스 장애를 겪었을 때는 피해 고객에게 시간에 비례해 10배 보상하고, 모든 이용자에게 1일 치 요금을 깎아 준 바 있다.

케이티의 이번 결정은 그만큼 이번 화재사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보상 계획은 구체적인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소재 확인 뒤에 발표되는 게 상식인데도, 사고 발생 하루 만에 계획을 공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에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집중됐다는 언론보도 등이 집중된 데다,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불법정치자금 관련 수사 등 악재가 여전한 상황, 내달 5G 상용화를 앞두고 악재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하는 절실함이 신속한 보상계획 발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소상공인 영업손실 등 ‘간접손해’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마련되지 않아, 여론이 우호적으로 돌아설지는 두고 봐야 할 대목이다. 일부 음식점의 경우 카드결제·전화주문 등이 먹통이 돼, 주말 장사를 통째로 ‘말아먹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티는 이날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이용 약관상 피해 보상과 더불어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개인 및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날 발표한 보상 계획에서 간접손해 보상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 관계자는 “회사의 매출 감소보다도 고객과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신속하게 보상 계획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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