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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09 21:12 수정 : 2018.12.09 21:17

구글 웨이모 미국서 택시서비스 의미

웨이모 1600만㎞ 도로주행뒤 ‘실전’
눈비없고 규제 적은 아리조나 특성
다른 지역 확대하기엔 걸림돌 많아
일자리 둘러싼 사회적 갈등 넘어야

구글의 자율주행차 계열사인 웨이모가 12월5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들어갔다. 웨이모 제공

어떻게 달리나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자율주행차 회사인 웨이모가 12월5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들어갔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애틀랜틱> 등 외신에 따르면, 웨이모는 피닉스시 일대 160㎞ 지역에서 400여명을 대상으로 유료 운송 서비스 ‘웨이모 원’을 시작했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하이브리드 모델 ‘퍼시피카’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모델이다. 이용 방법은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와 비슷하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깔고, 호출해 탑승하면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주행한다. <로이터>는 “15분 동안 4.8㎞를 달리자, 7.59달러(약 8500원) 요금이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우버와 같은 수준의 요금이다.

이번 자율주행 택시는 완전 무인주행은 아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운전대 앞에 엔지니어가 앉은 채 운행한다. 애리조나주는 완전 무인주행차의 도로주행을 허가하므로, 서비스가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면 엔지니어가 탑승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차 서비스도 가능하다. 탑승자를 위해 대시보드 스크린에는 차량이 인식하는 정보의 일부를 보여준다. 차량의 위치, 도로와 차량 등 주변 정보, 목적지를 시각화해 탑승자가 로봇의 작동방식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한다. 주변 차량은 파란색 사각형으로, 행인들은 3차원 원형으로 표시되며 4초마다 도로와 가로수 등 외부 풍경이 나타난다. 차선을 변경하려다가 여의치 않아 포기하거나 커브를 돌 때마다 음성으로 다음 동작을 안내한다.

웨이모는 그동안 실제 도로에서 1600만㎞를 주행했으며 2017년초부터 피닉스 지역에서 테스트 주행을 실시해왔다.

파급효과

제한적이지만 ‘시범주행’ 딱지를 떼고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우버와 리프트, 지엠(GM), 볼보 등 많은 업체들이 2020년 전후를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으로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웨이모의 출발은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자율차 컨설팅업체 브러틀앤코의 그레이슨 브러틀은 엘에이타임스에 “웨이모 상용서비스는 게임 체인저다.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9세기 말 등장한 자동차가 사회와 산업의 지형도를 바꾼 것처럼, 자율주행차는 또한번 생활과 산업 풍경을 혁신할 기술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매년 120만명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데 90% 이상이 운전자 실수임을 고려하면, 교통사고 사망·부상자의 획기적 감소가 가능하다. 또한 자동차가 차고에서 잠자는 시간이 전체 시간의 90%라는 점, 안전거리 확보 필요성 감소로 인한 도로 효율성 증가, 도심지 주차장 수요 감소 등 자율차 상용화가 가져올 이점은 엄청나다. 월가에서는 상용 서비스가 안착할 경우 웨이모의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에서 최대 17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공유 서비스와 연계돼 차량을 구매와 소유대상에서 서비스 이용 위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지닌다는 것도 파급력이 큰 요소다. 기술발전으로 전기·난방·수도가 소유에서 사회적 서비스로 바뀐 것처럼 차량을 통한 이동(운송)도 사회적 서비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정보기술업체인 구글이 자율주행차를 통해 물리적 공간의 방대한 데이터와 운행관련 개인정보를 집적하고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통해 상용화 서비스에 나선다는 것은 특정기업이 미래 정보사회의 신경망을 장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들어간 웨이모의 크라이슬러 패시피카 모델 차량이 집하지에 수십대 주자해 있다. 웨이모 제공
과제

피닉스가 세계 첫 자율차 상용서비스 무대가 된 점을 고려하면 자율차가 어디까지 주행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가늠된다. 애리조나주는 자율차 주행 실험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앤 지역으로, 피닉스는 지난 3월 우버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하다 최초로 보행자 사망사고를 낸 곳이다. 또한 피닉스 지역은 눈비가 거의 없는 사막의 평지이면서 도로 시설이 잘 돼 있고, 강렬한 햇볕으로 행인이 드물고 신호등을 가로막는 가로수도 희소한 지역이다. 웨이모의 차량 집하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이 있었지만 수백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이유로 무마되었다.

이러한 요소는 자율주행차를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확대될 때 주요한 걸림돌이다. 기후와 도로 조건은 기술 발전에 따라 적용 지역이 확대될 수 있지만, 아리조나주처럼 법적 규제를 완화할 곳은 흔하지 않다. 더욱이 피닉스시는 웨이모로 인해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율주행차 등장은 운송업 종사자의 실업과 임금 저하로 귀결된다. 현재 우버 등 차량 공유서비스가 마찰을 일으키는 상황이 더 전면화할 수 있다.

실제 도로주행에서는 정차한 차량이나 차량 정체 등으로 인해 상황에 따른 신축적 판단이 필요한데 교통신호와 규정속도를 철저하게 지키도록 프로그래밍된 자율주행차가 직면할 상황에 대한 처리 또한 간단히 않은 문제이다. 자율주행차가 사람 운전자처럼 상황에 따른 신축적 판단을 한다고 해도, 고지식하게 법규와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인다고 해도 모두 문제이기 때문이다.

웨이모가 이러한 과제 속에서도 400여명을 대상으로 제한적 서비스에 들어간 것은 무엇보다 현재까지 확보된 안전성을 기반으로 실제 사용자들의 다양한 이용 패턴과 데이터를 확보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해,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는 게 주된 동기이다.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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