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3 20:34
수정 : 2019.01.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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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판교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신진서 9단이 한게임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컴퓨터를 통해 바둑을 두고 있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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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돌’ 국내 프로 1∼5위 상대 전승
NHN “한게임 AI서비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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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판교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신진서 9단이 한게임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컴퓨터를 통해 바둑을 두고 있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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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여 승리한 뒤, 이듬해엔 커제 9단에게도 승리하고 은퇴했다. 2017년 10월 바둑 인공지능의 결정판인 ‘알파고 제로’가 나왔으나 더이상 인간을 상대하지 않았다.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의 집약체라 불리는 ‘바둑 인공지능’은 알파고 이후에도 중국·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나왔다. 현재는 중국의 게임업체 텐센트가 만든 ‘줴이’(絶藝·절예)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도 알파고에 도전하는 바둑 인공지능이 있다. 온라인 바둑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의 ‘한돌’이다.
한돌은 23일 경기 판교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지난달까지 한국 프로기사 랭킹 1위였던 신진서 9단과의 대국에서 흰 돌을 잡고 19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대국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걸렸다. 앞서 한돌은 랭킹 상위 4명(지난달 기준)과 차례로 대국을 벌여 신민준 9단과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등을 차례로 꺾은 바 있다. 국내 프로기사 상위 5명에게 전승을 거둔 것이다. 신 9단은 대국이 끝난 뒤 “마지막 대국이어서 부담을 느꼈다. (인공지능과 대결해) 답답한 느낌은 있었지만 한 수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며 “한돌은 커제를 꺾었던 ‘알파고 마스터’보다 약간 못 미치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돌은 알파고 열풍이 불던 2016년 개발이 시작돼 2017년 12월 인간 프로기사 9단의 기력과 비슷한 한돌 1.0이 나왔다. 한돌 1.0이 인간의 기보와 인간이 디자인한 특정 패턴을 바탕으로 다음 수를 예측했다면, 이후 진화를 거듭해 2.0부터는 기보 없이도 스스로 바둑을 두는 ‘자가대국’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키웠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한돌 2.1이 이세돌 9단을 꺾었던 당시의 알파고(알파고 리) 실력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는 한돌을 바둑 게임 서비스에도 활용하고 있다. 한돌이 다음 수 힌트를 주는 ‘한돌 찬스’나 종료된 대국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패착·승착을 확인하고 승부 흐름 파악을 도와주는 ‘한돌 승률 그래프’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후엔 이창호풍 한돌, 이세돌풍 한돌 등 기풍 변경을 통한 대국 고도화와 입문자를 위한 콘텐츠도 만들어낼 예정이라고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는 밝혔다.
박근한 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의 근본적인 이해와 기술 활용을 위해 한돌을 개발했다”며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많은 사용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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