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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12 15:42 수정 : 2019.02.13 10:42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가 서울 마곡 사무실에서 ‘스카이’ 브랜드로 출시될 스마트폰(왼쪽)과 폴더폰(오른쪽)을 들고 포지를 취하고 있다. 착한텔레콤 제공

착한텔레콤 박종일 대표 인터뷰
중고폰 유통업에서 스마트폰 제조 나서
지난해 12월 ‘스카이’ 브랜드 사들이고
팬택 인력 투입, 중국 선전서 제품 생산
“고객에 다양한 선택권 보장하려는 것”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가 서울 마곡 사무실에서 ‘스카이’ 브랜드로 출시될 스마트폰(왼쪽)과 폴더폰(오른쪽)을 들고 포지를 취하고 있다. 착한텔레콤 제공
2000년대 초반 이동통신업계에서 주목 받았던 ‘스카이’가 돌아왔다. 그때 그 스카이 로고가 박힌 무선이어폰은 지난달 출시돼 초도물량 3천대가 ‘완판’됐고, 스카이 브랜드의 3세대 이동통신 폴더폰은 오는 4월, 스마트폰은 오는 5월에 나온다. 추억의 스카이를 재소환한 곳은 중고폰 유통업체 착한텔레콤이다. 이 회사의 박종일 대표는 스카이 스마트폰을 ‘만들게’ 된 배경을 “휴대전화의 공정한 유통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오후 찾은 서울 마곡동 착한텔레콤 사무실 한쪽엔 판매용 중고폰들이 다른쪽엔 스카이 브랜드를 달고 출시되는 스마트폰 주변기기들과 휴대전화 시제품이 놓여 있었다. 박 대표는 2014년 통신사의 휴대전화 보조금을 비교해주는 서비스 운영 회사를 창업했다가 석달 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보조금 규제가 생기면서 중고폰 유통으로 사업을 바꿨다. 그는 “단통법 시행에 따라 자급제 단말기 유통이 활성화될 것으로 봤고, 당시엔 자급제가 중고폰 밖에 없어서 중고폰 유통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착한텔레콤은 휴대전화 대리점·판매점이나 제조사를 통해 수거된 중고폰을 상품화한 뒤 포장해 알뜰폰 업체에 공급하거나, 온라인쇼핑몰에 자급제용 단말기로 판매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번가 11절 이벤트 때 이틀동안 2억원 넘게 중고폰을 팔았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고성능 플래그십 중고폰이 인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중고폰 유통도 장기적으로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박 대표가 스마트폰 제조까지 사업을 확장한 이유다. 그는 “2년 전부터 스마트폰 제조를 준비했지만 브랜드 없이 판매하는 것은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팬택에서 ‘스카이’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하고 서비스센터 사업을 인수하게 됐다”고 했다.

휴대전화 위탁 생산 업체를 수소문한 끝에 중국 선전에 있는 업체를 낙점했다. 모든 것을 제조업체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팬택 출신 인력들이 제조 과정에 관여하면서 제품을 조율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의 부품은 규격화돼 있지만 제조사들이 차별화된 기능을 넣으면서 폰이 무거워지고 가격도 비싸진다”며 “‘퓨어 안드로이드’에 가깝게 만들어 삼성 갤럭시A 시리즈나 엘지(LG) Q시리즈의 스펙으로 20만원대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 스마트폰의 경쟁자는 중국 화웨이·샤오미다. 팬택이 2016년 내놓았다가 사라진 스카이 아임백(IM-100)의 실패를 거울 삼아 무리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제조도 통신사 위주의 휴대전화 유통구조에 변화를 주고,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기 위한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며 “우리 폰이 많이 팔리면 대기업 폰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삼성·엘지가 아닌 ‘로컬 브랜드’ 하나 있어도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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