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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14 14:43 수정 : 2019.02.15 11:22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제1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과기정통부, 1차 심의위 열어 3건 의결
1건은 신청 단계서 ‘법령 개정’으로 해소
내달초 2차회의 열어 6건 심의 예정
“생명·안전 저해 없으면 전향적 추진”

1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제1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심장관리 서비스, 문자·카카오톡을 이용한 모바일 전자고지 등이 정부가 규제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11일 수소충전소 설치 등이 담긴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에 이어 두번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의 생명·안전에 저해되지 않는 한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14일 오전 제1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와 행정·공공기관 고지서의 모바일 고지 서비스에 대해 실증특례·임시허가를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지난달 17일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이후 신청된 안건들로, 관계부처 협의와 사전검토위원회 검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첫날 신청된 9건 가운데 3건이 의결됐다.

㈜휴이노와 고려대 안암병원이 ‘실증특례’로 신청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환자 상태를 의사가 원격에서 모니터링하면서 이상이 발생하면 병원으로 오라고 안내하거나, 병원에 있는 환자가 호전됐을 경우 1·2차 병·의원으로 전원하도록 안내하는 서비스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뒤 사업을 개시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의 협력 아래 농어촌 의료취약지 등을 포함해 환자 2천명 이내를 대상으로 2년간 실증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서비스가 환자의 불편을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휴이노·고대안암병원의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
그러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이를 원격의료로 가는 다리로 보고 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심의위 뒤에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서비스가 원격의료로 가는 첫 단추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위원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의사가 진단·처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원격의료와는 절대 분리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내어 “진단·처방뿐만 아니라 질병 예방·치료와 관련한 의료인들의 행위는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격 모니터링은 ‘원격의료’의 변형으로서 현행 의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손목시계형 심박계도 가슴 장착형 심박계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유용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하물며 심박계가 아닌 심전도 측정기기를 손목형으로 허가하려면 더욱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미국 등에서 애플워치4가 사용되고 있고 이보다 먼저 개발된 휴이노의 제품은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보건의료단체들은 애플워치4는 정상인에 한정한 모니터링 기능으로만 허용됐을 뿐이며 애플워치의 오진이 불필요한 심장 검사와 의료비 지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국외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모바일 전자고지 개요
케이티(KT)와 카카오페이가 신청한 메신저·문자 기반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받았다. 행정·공공기관은 주민등록번호를 본인확인기관에 의뢰해 연계정보(CI)로 변환해 케이티와 카카오톡에 넘겨주고 이를 바탕으로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본인확인기관이 이용자의 동의 없이 주민번호 일괄변환이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심의위는 주민번호 수집·처리의 법적 근거를 갖춘 행정·공공기관에 한해 본인확인기관이 일괄변환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 했다. 그동안 외교부의 여권 만료 안내나 국방부의 예비군 훈련 통지, 국세청의 국세 납입고지서 등을 일반·등기우편이 아니라 문자·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돼 2년간 900억원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내다봤다.

한편,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임상시험 참여자를 실시 기관에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실증특례’ 과제로 신청한 올리브헬스케어에 대해서는 심의위가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식약처가 모든 실시 기관이 온라인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약사법 관련 규정의 유권해석을 명확히 했다.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해 모집공고 기준도 새로 만들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규제 샌드박스는 현재도 관련 문의와 상담이 폭주해 담당 직원들이 설 연휴를 반납하고 일할 정도라고 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과제를 신청하는 기업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를 거쳐 신청서 작성을 마무리한 뒤 과기정통부에 제출한다. 관련 부처는 30일 안에 검토를 마친 뒤, 사전검토위원회의 의견을 받아 심의위원회에 넘긴다.

유 장관은 “지난달 17일 신청된 과제 가운데 심의하지 못한 6건은 내달 초에 심의할 예정이고, 화상회의·콘퍼런스콜 등 회의를 유연하게 운영해 과제 신청부터 의결까지 최대 2개월을 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생명·안전에 저해되지 않는 한,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황예랑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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