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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10 17:18 수정 : 2019.04.10 19:39

케이티(KT)의 한 대리점에서 이용자가 5G서비스 가입을 위한 안내를 받고 있다. 케이티 제공

상용화 일주일째 여전히 ‘분통’
“자율주행차커녕 내비도 안된다”
통신사-삼성 ‘책임 미루기’ 양상
“성급한 상용화” 정부 탓하기도

케이티(KT)의 한 대리점에서 이용자가 5G서비스 가입을 위한 안내를 받고 있다. 케이티 제공
지난 3일 상용화한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잦아들지 않는다. 성급한 ‘세계 최초 5G’ 드라이브가 비싼 요금 및 단말기 대금을 내는 이용자들을 ‘베타 테스터’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는 ‘책임 미루기’ 모양새를 보인다.

5G 상용화가 이뤄진 지 일주일째인 10일 이용자들은 여전히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도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는 곳이 많은데다, 5G에서 엘티이(LTE)로 넘어갈 때 자연스럽게 전환(핸드오버)되지 않고 통신이 뚝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통신사가 깔아야 할 기지국이 부족해 서비스 제공지역(커버리지)이 협소한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 5G 서비스 이용자는 “5G로 자율주행차를 한다고 하지만, 현재는 내비게이션도 안 된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초기에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단말기 제조사와 대책을 찾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상용화 전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디바이스를 통해 네트워크-스마트폰 연동시험과 가상환경에 따른 시나리오별 테스트 등을 진행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던 게 무색한 것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망과 삼성전자의 단말기 사이의 연동 테스트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채 출시됐다”고 털어놨다.

삼성전자 역시 자신들이 5G 칩셋, 스마트폰 디바이스, 5G 기지국 장비에 이르기까지 ‘엔드 투 엔드’ 서비스가 가능한 유일한 사업자임을 강조해왔다. 현재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가 사용하는 기지국 장비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장비인데도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들이 우리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는 통신사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통신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성급하게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정부를 탓하는 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로 잡혀있던 5G 주파수 경매를 상반기로 앞당기는 등 ‘세계 최초’를 위한 ‘5G 상용화 드라이브’를 걸었다. 통신사들의 망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경매 방식을 결정하는가 하면, 망 구축의무도 상당 부분 완화해줬다. 일반 기지국뿐만 아니라 광중계 기지국·스몰셀 기지국 등도 기지국 구축 숫자에 포함시켜주기로 하고, 구축해야 할 기지국 숫자(3.5㎓ 대역 기준)도 엘티이 전국망 수준인 15만국으로 설정한 뒤, 3년 이내 15%, 5년 이내 30% 구축 의무를 부과했다. 5G는 전파의 특성상 엘티이보다 4배 이상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망에 새로운 단말기를 낼 때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데, 이번엔 신제품 출시하듯 상용화가 된 면이 없지 않다. 엘티이 상용화 수준 만큼이라도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을 뻔했다”고 말했다.

박태우 송경화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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