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6 18:37
수정 : 2019.05.0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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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킥보드 공유 서비스 ‘씽씽’을 시작한 윤문진 피유엠피(PUMP) 대표. 피유엠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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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내놓은 윤문진 PUMP 대표
“쇼핑몰·카바레 운영 등 흥망 맛봐
2012년 창업 배달서비스 ‘띵동’ 활용
스쿠터 관리·고객 응대 효율성 향상
요금, 이용시간따라 내면 고객 조급
월정액 ‘구독’ 모델 안전운행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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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킥보드 공유 서비스 ‘씽씽’을 시작한 윤문진 피유엠피(PUMP) 대표. 피유엠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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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색의 전동 킥보드를 볼 수 있다. 최근 ‘라스트-퍼스트 원 마일’(전체 여정 중 시작 직후와 도착 직전의 짧은 거리)의 효율적인 이동을 위한 공유형 개인 교통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이 주목받고 있는 결과다. 강남을 중심으로 킥고잉·고고씽·스윙 등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성업 중인데, 전국적으로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여기에 온라인 기반 심부름서비스 ‘띵동’의 창업자 윤문진(40) 피유엠피(PUMP) 대표도 ‘씽씽’이라는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피유엠피 사옥에서 윤 대표를 만났다. 그는 여느 스타트업 창업자 못지않게 여러 역경을 겪었다. 스무살 때부터 초고속인터넷업체에서 일하던 윤 대표는 2005년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창업했다. 지금과 달리 인터넷으로 옷을 잘 사지 않던 시절 ‘피팅 모델 착용 샷’을 담은 쇼핑몰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3년 만에 ‘망했다’. 그는 “한 해 쇼핑몰이 10만개씩 생길 정도로 레드오션이 된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된통 당했다”고 회고했다.
방황하던 윤 대표는 2007년 서울 황학동 곱창 거리에 40년 된 건물 매각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카바레와 콜라텍이 세 들어 있는 건물이었다. 매입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윤 대표는 건물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카바레를 운영하게 됐다. 그런데 뜻 밖에 장사가 잘 됐다. “춤추다 건물이 무너지겠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2011년 건물을 비싼 값에 매각하면서 사업의 종잣돈을 얻었다.
이듬해 ‘띵동’을 창업했다. 띵동은 배달 안 되는 맛집의 음식 배달부터 편의점 심부름까지 대신해주는 온라인 ‘심부름서비스’다. 2016년 서울 강남에서 서울 모든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그러나 배달대행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사업 지역을 다시 강남으로 축소하게 됐다.
재기를 꿈꾸던 윤 대표의 눈에 지난해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들어왔다. 지난해 말 법인 피유엠피를 설립하고 서비스 이름을 ‘씽씽’이라고 지었다. 지난달 말 무료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공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올해 안에 주요 대도시로 넓혀 3만대를 운영하는 게 목표다.
윤 대표는 “승부는 길 위에서 난다”고 강조했다. 전동 킥보드의 유지보수와 관리, 고객 응대 등에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띵동’의 인프라와 인력을 연계시켜 스쿠터를 관리하는 게 주요 전략이다. 윤 대표는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고 서스펜션(충격방지장치)이 탑재된 스쿠터 제조 업체를 찾아내 독점계약에 성공했다. 중국의 생산업체를 이 잡듯 뒤진 결과다. 핀테크 보험회사와 함께 전용 보험 상품도 개발 중이다.
‘구독’ 모델을 내세운 것도 흥미롭다. 월정액제 등으로 일정 금액을 내면 제한 없이 탈 수 있게 했다. 윤 대표는 “직접 타보니 요금이 높은 것도 아닌데 시간에 따라 올라가니 사람을 쪼들리게 하더라. 이게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독 모델이 사업의 핵심인 코웨이의 김동현 전 대표이사도 부대표로 영입했다.
규제 문제는 큰 고민거리다. 현재 전동 킥보드의 안전 기준이나 ‘도로 점용료’와 관련해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윤 대표는 “퍼스널모빌리티에 대한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주도로 사업의 방향이 잘 정리돼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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