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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9 18:39 수정 : 2019.05.10 10:35

클립아트코리아

연 100억원 이상 매출 13곳뿐
대부분 업체는 하드웨어 부품 생산
팹리스업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생태계 전반 육성이 우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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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천기술 개발에 247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수혜 업체는 손에 꼽을 만큼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팹리스) 자체가 희소해서다. 국내 팹리스 업체를 집중 육성해 퀄컴과 엔비디아처럼 키우겠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센서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컴퓨터 기호로 인식해 판단을 내리도록 설계된 컴퓨터칩이다. 2만여개 시스템반도체 중에서도 설계 기술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고 연구비용도 많이 드는 분야다. 국내 업계에선 텔리칩스나 넥스터칩 등 매출 100억원 이상 기업 일부만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2~3곳에 그친다.

실제로 9일 <한겨레>가 매출 상위 10곳을 비롯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등록된 팹리스 업체 128곳을 조사한 결과,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시큐리티 반도체, 주문형반도체(ASIC) 등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점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업체는 최대 28곳이었으며 이 가운데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기는 곳은 13곳뿐이었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직접 자금을 대는 곳은 더 적다. 대다수 팹리스 업체는 지문인식 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 시스템 구동장치(컨트롤러) 등 하드웨어 부품에 가까운 반도체를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다.

팹리스 업계는 정부 지원 대상을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업체로 한정할 경우 실제 수혜 업체가 매우 적다고 본다. 한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한다는 곳 중에서도 실제로 실적을 내는 업체는 두세곳에 불과하다”며 “1억~2억원이 없어서 폐업하는 마당에 팹리스 생태계에 얼마 되지도 않는 업체에만 예산을 몰아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8일 열린 과기부 주재 팹리스 간담회에도 그대로 전달됐다. 정부의 ‘인공지능 반도체 지원책’을 듣던 한 팹리스 관계자는 “국내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곳 자체가 거의 없다”며 “같은 기술을 더 싸게 구현하거나 다른 기술과 합치는 방법을 폭넓게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집중 육성 분야를 골라내기보다 팹리스 생태계 전반을 살리는 게 먼저라는 뜻이다. 경영이 어렵다는 한 소기업 대표는 정부 예산 논의를 제쳐두고 “큰 기업들이 우리처럼 작은 기업을 사줬으면 좋겠다”며 ‘세일즈’에 나서기까지 했다.

2016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반도체기업 육성에 뛰어든 중국은 권역을 가리지 않고 팹리스 업계 전반을 육성한 끝에 세계에서 1600여개 팹리스를 키워냈다. 인공지능 반도체뿐만 아니라 통신모뎀칩, 사물인터넷 관련 반도체 등 설계 기술 종류도 다양하다. 반면 2000년 먼저 발을 뗀 국내 팹리스 업계는 국내 수요 부진, 투자 감소, 출혈경쟁 등으로 현재 200여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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