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1 15:21
수정 : 2019.06.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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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화면 갈무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검색하면 위치는 표시되지만, 건물 이름이 ‘원숭이학교’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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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겨레> 지적 보도에
“업데이트 늦어졌다”던 구글
아직 안바뀌어 업계 “이해 안돼”
구글 “한국정부가 지도 안 줘서…”
“지도반출 얻으려는 술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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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 화면 갈무리.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검색하면 위치는 표시되지만, 건물 이름이 ‘원숭이학교’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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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원숭이학교’로 표시된 채 6년째 방치되고 있다. 3년 전 <한겨레>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졌지만 구글은 여전히 바로잡지 않고 있다.
11일 구글 지도에서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검색하면, 위치정보는 조회되지만 지도에는 동물 발자국 표시와 함께 ‘원숭이학교’라고 표출된다. 건물명이 ‘원숭이학교’로 나타나 김대중컨벤션센터 위치는 확인할 수 없다. 검색언어를 영어로 변환하면 ‘몽키 스쿨(Monkey School)’이라고 표시된다. 원숭이학교는 지난 2013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연 이름이다. 당시 공연 정보를 알리기 위해 구글이 지도에 공연 이름을 ‘주기정보’로 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기정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원숭이학교는 그대로 남게 된 것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관계자는 “미국 구글 본사에 전자우편도 보내고 구글 코리아에도 수정요청을 10여차례 했지만 ‘한국 정부가 자세한 지도데이터를 주지 않고 있고 자체 기준에 따라 지도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시민들의 항의가 여러차례 오고 있는데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지도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하는 에스케이텔레콤(SKT) 관계자는 “당시 우리가 운영하는 티맵에서는 원숭이학교라는 정보가 빠졌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글 지도에는 남아있다”며 “구글에 지도 업데이트 정보를 제공하면서 여러번 해당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전달했지만, 지도 업데이트는 구글의 권한이어서 달리 수정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쪽은 지난 2016년 1월 <한겨레>가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오류 신고가 접수돼 지도 업데이트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 정부의 지도반출 금지 조처로 전세계 지도 정보를 업데이트를 할 때 함께 못하는 문제가 있어 늦어졌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글은 관련 정보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
구글이 정보 업데이트를 등한시하는 것은 국내법상 금지된 ‘지도반출’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한 지도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법 규제를 핑계 삼아 도로데이터는 업데이트하면서 건물데이터는 업데이트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업계에서 나온다”며 “이번 사안은 여러모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쪽은 <한겨레> 보도 이후인 12일 “구글은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하여 내부에서 조처를 취하고 있다”며 “조처를 시행하는 데 시간이 걸려 사용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3년 전과 같은 답변으로, 조처가 늦어지는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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