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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3 14:13 수정 : 2019.06.13 19:32

지난 12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에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신라대 연구원이 불법 드론 이륙을 파악하고 상황을 유관기관에 전파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SKT·신라대·한빛드론·육군
김해공항 근처 미인가 드론
탐지·식별·무력화 솔루션 선봬
드론, 안전 위해 요소 많아
‘교통관리 시스템’ 필요성 높아

지난 12일 부산 사상구 신라대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에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신라대 연구원이 불법 드론 이륙을 파악하고 상황을 유관기관에 전파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지난 12일 오전, 김해공항에 인접해 있어 드론이 비행할 수 없는 지역인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 미인가 드론이 날아올랐다. 비행을 시작한 지 몇초 되지 않아 부산 신라대학교에 있는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관제실 상황판에는 해당 드론의 정확한 위치와 고도,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사람의 위치까지 떴다. 관제실 근무자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으로 운용되는 ‘가드 드론’을 현장으로 출동시켰고, 가드 드론은 미인가 드론 영상을 촬영해 전송했다. 폭발물과 같은 위험물질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영상은 인근 육군 53사단 상황실로도 전송돼, 5분 대기조가 출동했다. 5분 대기조는 영상을 직접 확인하며 미인가 드론이 비행하고 있는 장소에 다가가, 주파수 교란을 통해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재밍건’을 쏘는 동시에, 드론 조종사를 체포했다.

신라대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에서 파악된 지난 1~5월 미인가 드론 비행정보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신라대·육군 53사단·한빛드론이 진행한 이번 행사는 이들이 함께 구축한 ‘불법 드론 공공 대응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산·학·군이 불법드론 탐지·식별·추적·무력화에 이르는 시스템을 만들게 된 것은 미인가 불법 드론의 문제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개트윅 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선 불법 드론이 침입해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줬다. 국내에서도 에스케이텔레콤·신라대·한빛드론이 지난 1~5월 김해공항 주변 드론을 추적한 결과 비행금지구역에서 891건의 미인가 비행시도가 있었다. 지난 1월27일엔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1㎞ 떨어진 곳까지 비행한 드론도 있었다 한다.

이 때문에 ‘안티 드론’ 기술이 주목받는다. 안티 드론 기술은 크게 ‘주파수’ 교란 방식과 지피에스(GPS) 교란 방식 등 두가지로 나뉜다. 현재 드론들은 2.4·5.8㎓ 대역 주파수를 통해 조종자와 교신한다. 레이더와 유사한 탐지시스템을 통해 이 주파수를 분석하면, 드론의 비행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장을 찾아 재밍건을 쏘면 500m 높이에 있는 드론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재밍건을 맞은 드론은 제자리에 멈춘 뒤, 지상으로 강제 착륙된다. 에스케이텔레콤 등이 이번에 선보인 방식이 주파수 교란 방식이다.

육군 53사단 장병이 미인가 불법 드론을 향해 주파수를 교란시키는 ‘재밍건’을 발사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지난 4일 김용대 카이스트 연구팀이 발표한 ‘드론 납치기술’은 지피에스 교란방식을 쓴다. 드론에 위조된 지피에스 신호를 쏴, 현재 위치를 헷갈리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하면 단순히 드론을 비행현장에서 무력화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의도된 납치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김 교수팀의 설명이다.

문제는 안티 드론 기술 만큼 드론 기술도 발전한다는 점이다. 최근엔 드론과 조종자 사이 교신을 일반 무선주파수 방식이 아니라 엘티이(LTE)나 5G와 같은 이동통신모듈을 탑재한 드론들도 나오고 있고, 상업용·재난용 드론이 활성화될 경우 이런 드론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드론의 통신 보안수준도 높아지게 될 텐데, 이 경우 주파수 교란방식의 안티 드론 기술은 쓸모가 없게 된다.

드론과 관련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드론이 화물·여객 운송에까지 쓰일 것을 내다본다면, 항공기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무인항공기 교통관리시스템(UTM)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동통신망을 통해 드론의 비행·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마련되면 통신망을 이용하는 미인가 드론은 이륙 자체를 막을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드론산업이 활성화가 안 된다고 보기보다는, 유티엠과 같은 긍정적인 규제가 빨리 적용돼야 드론 산업의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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