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파견법 위반” 조사 진정
여객법 이어 노동관계법 확산 조짐
‘노동자성’ 인정땐 위장도급 해당
타다 “적법하게 기사 알선” 밝혀
고용노동부가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서비스 ‘타다’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위반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다 기사 대부분은 타다나 파견업체 어디에도 고용되지 않는 개인사업자인데, 고용부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판단할 방침이다. 타다를 둘러싼 논란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에서 노동관계법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3일 고용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지난달 타다의 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택시업계의 진정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고용부 서울강남지청은 최근 타다를 방문해 관계자 조사를 벌였다. 앞으로 서울강남지청이 조사를 담당할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맡을지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다 기사들의 고용형태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파견업체가 고용한 운전기사를 타다에 파견하는 ‘파견노동자’다. 나머진 직업소개소 등을 통해 알선된 인력이지만 직업소개소나 타다 양쪽 누구와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개인사업자’다. 파견노동자는 4대보험·퇴직금·유급휴가·연장근로수당 등이 보장되며 주로 평일 낮에 근무한다. 반면 개인사업자는 하루 단위로 일하며 ‘일당’을 받는다. 4대보험이 보장되지 않으며 퇴직금, 초과근로수당 등도 없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는 개인사업자로만 기사를 운영하다 지난해 12월께부터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다. 파견노동자의 비중은 전체의 10%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사업용자동차(렌터카)로 상업적 여객운송사업을 하고 있어 이를 금지한 여객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보지만 타다 쪽은 같은 법 시행령의 ‘예외 규정’에 해당돼 여객운송사업으로 볼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선다. 택시업계는 지난 2월 타다를 여객법 위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이 타다 업태를 ‘여객운송사업’으로 인정할 경우 타다는 여객법뿐만 아니라 파견법까지 어기는 셈이 된다. 여객운송사업은 파견법상 파견 허용 업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객운송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파견법 위반은 피하게 되지만 개인사업자의 ‘노동자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가 노동자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던 내용을 위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노동자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업무 과정의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 장소 지정과 구속 여부 △보수의 성격 △노무 제공의 전속성 여부 등이다. 타다 기사는 근무일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앱에 따라 이동해야 하며 호출을 거부할 수 없다. 대기장소가 지정되며 휴게시간도 통제를 받는다. 승객이 앱을 통해 매긴 별점에 따라 기사에 대한 재교육이나 계약 해지 여부가 판단된다. ‘인사권’도 사실상 타다에 있는 것이다.
고용부가 개인사업자 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한다면 실제 사용자를 알선 업체가 아니라 타다로 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위장도급에 해당돼 파견법에 따라 고용부가 타다에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타다는 그동안 기사를 직접고용하지 않는 이유로 “여객법상 렌터카 사업자는 기사를 알선할 수 있을 뿐 고용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왔다. 그러나 타다가 이미 ‘사용사업주’로서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고 있어 이는 빈약한 설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노동자를 사용하면 직접고용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타다의 운행대수는 지난달 1000대를 넘겼으며 1회 이상 운행한 기사는 4300명에 이른다. <한겨레>는 타다 쪽에 노동자 파견을 받는 이유와 향후 운전기사 고용 의사 등을 물었으나 타다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적법하게 기사를 알선하고 있고, 더 나은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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