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0 16:27
수정 : 2019.07.10 19:50
지원금 공세에 고가요금제 늘었지만
5G 안 터져 LTE 사용량 2∼3배 불과
혜택 적은 저가요금제는 18%만 가입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고가 요금제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5G 인프라 부족으로 실제 데이터 사용량은 제공되는 용량의 1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로 5G 상용화 100일째다.
10일 이동통신업계 집계를 종합하면, 5G 이동통신 가입자는 지난달 10일 100만명을 돌파한 이래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씩 꾸준히 늘어 140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올 한 해 100만명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던 업계 전망을 상회했다. 이통3사가 사상 최대의 공시지원금을 풀어 고가 5G 단말기를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을 유치한 효과다.
5G 가입자 상당수는 고가요금제를 선택했다. 케이티는 5G 가입자 중 82%가 완전 데이터 무제한인 ‘슈퍼플랜(8만∼13만원)’요금제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8기가바이트(GB)를 주는 5만5천원 저가요금제엔 18%만 가입했다. 고가요금제(200GB 이상) 대비 저가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이 4%에 불과하고 공시지원금도 최대 38만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60만∼70만원대 공시지원금과 각종 로밍·멤버십혜택을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로 몰렸다.
5G 데이터 월별 사용량은 사용가능한 용량에 견줘 적었다. 케이티가 공개한 지난 5월 5G 가입자 1명당 월별 사용량은 22.3GB에 불과했다. 엘지유플러스가 집계한 일일 사용량도 1.1GB, 월 33GB에 그쳤다. 엘티이 월 평균 사용량(9.5GB)보다는 높지만 이통사가 고가요금제에 배정한 데이터량(200GB 이상)과 견주면 제공량의 15% 정도만 이용한 셈이다. 이용자들이 평소 잘 안 터지는 5G 대신 ‘엘티이 우선 모드’를 켜 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정부 집계 기준 전국의 5G 기지국 수는 6만1246국, 장치 수는 14만3725개다. 83만 기지국을 갖춘 엘티이와 견줘도 7∼16%에 그친다.
5G를 이용한 스마트팩토리·원격의료 서비스 등의 상용화까지는 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올초까지만 해도 “소비자 체감상 5G와 엘티이 차이가 크지 않다”며 스마트팩토리·원격의료 등 기업 간 거래(B2B·비투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업고객 맞춤형 5G 구현이 생각보다 어려워지자 소비자 데이터 트래픽을 높이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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