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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03 18:28 수정 : 2019.09.04 09:45

엘지 “화소수 물론 선명도 중요”
‘리얼 8K’로 삼성전자 견제
표준화 주도권 잡기 나서

8K협회 이끄는 삼성전자는
“여러 고려사항 종합돼야”
국제가전박람회서 공방 펼칠 듯

엘지전자 88인치 8K 올레드(OLED) TV. 엘지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리얼(진짜) 8K 티브이(TV)’를 들고 나와 삼성전자 견제에 나섰다. 현재 4K(4000) 해상도가 주류인 티브이 시장이 8K로 점차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티브이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8K 주도권’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8K는 초고화질(UHD)로 불리는 4K보다 4배 더 선명한 해상도로 지난해 삼성전자, 올해 엘지전자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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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전자는 3일 ‘리얼 8K 올레드(OLED) 티브이 출시 확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립한 ‘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을 자세히 소개한 뒤 “엘지전자 8K 전 모델은 ‘7680×4320’ 화소수는 물론 ‘화질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 기준치 50%를 훌쩍 넘는 약 90% 수준으로 ‘8K 해상도’를 완벽하게 구현한다”고 밝혔다. 아이시디엠은 3300만여개(7680×4320)의 화소수와 함께 선명도 50% 이상을 동시에 충족해야 ‘8K 해상도’가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아이시디엠은 1962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전문기구 에스아이디(SID) 산하 위원회로 삼성전자·엘지전자 등 50여개 제조사와 전문 인증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6년 자사 뉴스룸에 아이시디엠의 이 같은 ‘8K 기준’을 소개한 바 있다.

엘지전자는 보도자료에 ‘삼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선명도 50%’를 강조한 것은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인 <채널뉴스>는 ‘엘지전자는 삼성 8K 티브이의 질이 떨어지며 8K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시디엠의 ‘선명도 50% 이상’ 기준을 들며 “삼성의 티브이가 이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엘지는 주장한다”고 전했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엘지전자의 8K 티브이 출시 행사에서 관련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이 같은 ‘기준 미충족’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해상도 측정 기준은 변화 가능하다며 아이시디엠의 기준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시디엠에 나온 기준만이 아니라 여러 사항이 종합돼야 한다”며 “아이시디엠에서 말하는 선명도를 기준으로 측정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엘지전자의 발표는 이틀 전 삼성전자의 보도자료에 대한 반박 차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티시엘(TCL) 등 16개 티브이 관련 업체가 모인 ‘8K 협회’에서 8K의 주요 사양과 규격을 별도로 정했다고 밝혔다. ‘7680×4320’ 화소수와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 ‘600니트’ 등이 제시됐는데, 선명도는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협회’에 엘지전자와 샤프 등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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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차세대 티브이 시장을 선도할 8K의 표준화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엘시디(LCD) 기반의 큐엘이디(QLED)를, 엘지전자는 올레드 패널 티브이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엘시디 액정 구동 방식에서도 각각 브이에이(VA)와 아이피에스(IPS) 등 다른 기술을 앞세워 경쟁 중이다. 2016년 4K 해상도 기준을 두고도 두 회사는 아이시디엠 정기총회에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오는 6~1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8K’ 기술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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