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6 16:00
수정 : 2019.09.16 17:02
SKT 옥수수와 방송3사 푹 만나
토종 OTT ‘웨이브’로 새출발
2023년까지 3천억 투자 예정
국내 최초 자체제작 한다지만
지상파와 공유…경쟁력 있을까
에스케이텔레콤(SK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 플랫폼 푹(POOQ)을 통합한 실시간영상재생 서비스 ‘웨이브’(WAVVE)가 18일 출범을 앞두고 구체적인 운영안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보다 가격을 낮추고 자체 제작 시리즈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100% 외주 콘텐츠인 토종 경쟁사 ‘왓챠플레이’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웨이브는 16일 서울 서울 중구 ‘1928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까지 총 3천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해 유료 이용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 초 푹의 유료 가입자는 72만명으로, 약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넷플릭스·왓챠플레이에 견줘 절반 이하다.
웨이브는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 시리즈 ‘킹덤’을 자체제작한 것처럼 지상파 인기 프로듀서(PD)들과 함께 드라마를 자체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상파 3사에 함께 편성하되 실시간재생서비스(스트리밍)는 웨이브만 독점공급하는 방식이다. 에스케이텔레콤 5세대(5G) 이동통신망용 프로야구 멀티뷰와 e스포츠 채널, 가상현실(VR) 콘텐츠 등도 추가되며 미국 드라마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인기 국외 콘텐츠도 도입할 예정이다. 대표이사직은 이태현 콘텐츠연합플랫폼(푹 운영사) 대표가 맡았다.
웨이브의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업계 평가는 엇갈린다. 넷플릭스의 ‘킹덤’처럼 직접 프로듀서를 동원해 제작한다기보다는 방송 3사의 드라마를 웨이브에 독점공급하는 방식이어서 사실상 ‘동시보기’나 ‘다시보기’ 사업 권한을 획득한 것에 가깝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로 흩어진 국내 소비자를 끌어오기엔 유인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이용자가 500만명가량 는 다음부터는 완전 자체제작 체계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의 타격도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드라마 제작물 공유에 배타적인 지상파 방송 3사보다 제이티비시(JTBC)·채널에이(A) 등 종합편성채널과 더 자주 거래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웨이브의 등장으로 지상파 제작물 송출 권한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이들 업체의 잠재적 타격이다. 올 상반기 기준 시청률 상위 5개 드라마를 보면 ‘스카이캐슬(JTBC)’, ‘남자친구(TVN)’ 등 종합편성채널 작품도 있지만 ‘왜 그래 풍상씨(KBS)’, ‘열혈사제(SBS)’ 등 지상파 드라마도 있다.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의 등장으로 지상파·종합편성채널 콘텐츠로 스트리밍 시장이 양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웨이브 요금제는 월정액 기준 베이직(HD) 7900원·스탠다드(FHD) 10900원·프리미엄(UHD 등 초고화질 영상) 13900원이다. 넷플릭스(베이직 9500원·스탠다드 12000원·프리미엄 14500원)보다 싸고 왓챠(베이직 7900원)와 같다. 대신 계정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제도는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서비스만 가능하다. 이달에 가입하면 출범 기념으로 3개월 동안 매달 4천원에 베이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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