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거래소는 힘을 못쓰고 코스닥은 펄펄 나는 현상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래소 대형주들의 실적 부진 및 차익거래 잔고 청산에 대한 우려와 정부의 코스닥지원방안 발표, 코스닥의 낙폭 과대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코스닥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현재 코스닥 장세가 일시적인 틈새장세인지, 추세적 상승의 시작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일째 상승 400선 코앞…거래대금 1조 돌파
지원책·난폭과대·테마등 맞물려 투자자 이끌어
“점진적 상승추세”“일시적 반등”평가 엇갈려 ■ 거래소 비실비실, 코스닥 훨훨 =5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사흘 내리 하락해 885.19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닥종합지수는 5일째 상승하며 400선을 코앞에 둔 399.68로 마감했다. 상한가 종목도 3일 94개, 4일 87개, 5일 94개로 연일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거래대금도 8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29일 이후 6314억, 6203억, 7282억, 9733억으로 매일 증가하다 5일 드디어 1조1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29일(1조482억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4월에는 정보기술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장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뚜렷한 주도세력 없이 테마주에 대한 순환매 양상으로 상승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코스닥에서는 교토의정서 발효 관련주, 위성디엠비(DMB) 관련주, 무선인터넷 관련주, 대체에너지주, 줄기세포 관련주 등 각종 테마주들이 번갈아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일단 거래소 시장이 수급과 펀더멘털 양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번달 중순부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주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다. 또 프로그램매매 매수차익잔고도 4일 현재 1조3559억원이나 쌓여 있어 언제 매물로 쏟아져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호재가 많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코스닥시장 및 벤처활성화 방안’은 지난 1999년~2000년의 벤처·코스닥붐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디엠비사업 등 올해부터 시행되는 각종 정책들도 테마주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이 절대적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을 부추기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이저 시장은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이너시장에서 수익률 게임을 해보려는 ‘고위험 고수익’ 추구 성향의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코스닥, 대세상승? =현재 코스닥 급등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기업들의 영업이익증가율이 상승하고 있고, 국내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점, 올해 내수회복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코스닥시장은 점진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며칠 과열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자체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오현석 연구원은 “현재 장세는 거래소에 대한 단기대안, 장기간 소외에 따른 일시적 반등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며 “경험상으로 보면 20일 이격도 110%인 410, 현재 대장주가 2배를 치는 시점에서 지수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은 내수기업 위주기 때문에 철저하게 도소매판매지수와 동행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내수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코스닥의 대세상승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거래소가 힘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코스닥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 코스닥 상승은 구체적인 실적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대감에 기대고 있는 측면이 있어서 그리 ‘질’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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