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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24 16:23 수정 : 2016.11.24 21:26

3주 만에 세상이 변했다.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80원을 넘었다. 금리도 급등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1%가 됐다. 7월 최저치가 1.35% 였던 걸 고려하면 4개월 만에 바닥 대비 75%나 상승한 셈이 된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도 2.4%까지 상승했다. 이런 변화의 출발점은 미국 대선이었다. 트럼프가 재정 확대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얘기하자 금리가 급등했다. 그 영향으로 달러도 강세가 됐다.

미국 대선 이후 변화가 눈에 띄었을 뿐, 금리가 오를 수 있는 토대는 훨씬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난 1년간 에너지와 농산물을 제외한 미국의 핵심 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안 좋을 거란 예상과 달리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9%까지 올라왔다. 이 와중에 금리는 1.4%까지 내려갔는데 성장률과 물가를 고려할 때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었다. 대선이 아니더라도 금리 상승을 피하기 힘든 게 현실이었다.

지난 한달 사이 가격 변수 급변으로 이제 분명해진 부분이 두 개 있다. 우선 금리 하락은 끝났다는 점이다. 당분간 금리가 급등락하겠지만 결국 박스권 내로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 금리는 2012년에 한번 바닥을 찍었고, 4년 만인 이번에 비슷한 수준까지 다시 내려왔다. 두 번의 저점과 강한 반등으로 장기 지지선이 만들어진 셈인데, 앞으로 이 선을 밑도는 하락은 없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금리 움직임을 보면 추세 하락 과정에도 한번 반등이 시작되면, 최소 6개월 이상 상승과 횡보 조정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11월에 반등이 시작됐으니까 내년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은 금리 상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정책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는 사실이다. 이제 더이상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정책을 쓰기 힘들어졌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8년간 이어온 정책을 변경해야 할 상황이 됐음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 선진국 정부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해온 건 성장률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다. 7년간의 경험으로 성장률을 되돌리기 힘들다는 판단이 내려진 이상, 정책을 무리하게 시행하기 보다 정상적인 수준으로 수위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두번째 금리 인상과 유럽의 양적완화 철회가 정책을 제자리로 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금의 금리와 환율 급등은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급변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정책 변경 가능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 된다. 경기 회복기에는 주가와 금리가 같이 올라가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최근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보다 금리가 너무 낮아진 데 따른 반응이어서 주가를 올리는 구실을 하지 못한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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