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28 15:25
수정 : 2016.11.28 16:14
‘최경환 동기’ 홍완선 전 본부장, 서류 부진 면접서 만회
‘안종범 후배’ 강면욱 현 본부장도 면접에서 열세 뒤집어
박영선 의원 “선임 과정 외압 여부 철저히 규명해야”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던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의 임용 과정에도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류 심사의 경력 평가에서는 8위에 그쳤지만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낙점됐다는 것이다.
28일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2013년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선정을 위한 자문위원회의 ‘지원자별 경력점수 산정표’를 보면 홍 전 본부장은 60점 만점에 43.43점을 받아 지원자 22명 중 8위에 그쳤다. 경력점수는 자산운용 경력과 운용 성과를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지원자 제출서류 검토 의견서’에서도 홍 전 본부장은 ‘중’으로 평가받아 ‘상’을 받은 8명에 들어있지 않았는데도 9명의 면접심사대상에 올랐다.
이후 기금이사 추천위원회의 면접 심사에서 홍 전 본부장은 면접관 6명으로부터 평균 87점을 받아 9명 중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위는 온기선 전 동양자산 운용 대표였다. 추천위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4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홍 전 본부장을 낙점했다.
홍 전 본부장의 후임인 강면욱 현 기금운용본부장 선임 과정도 홍 전 본부장과 닮음꼴이다. 서류평가의 경력점수는 지원자 18명 중 9위에 그쳤고 서류 검토의견도 부정적이었지만 면접관 6명 모두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아 열세를 뒤집고 선임됐다.
정권 실세와 동문인 이 두사람의 연이은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으로 ‘낙하산’ 논란은 물론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에 관한 우려가 증폭됐다. 홍 전 본부장은 경제 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대구고 동기다. 강 본부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구 계성고·성균관대 1년 후배다.
박영선 의원은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노후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 선임 과정에 부당한 외압이 없었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원자별 경력점수는 단순한 참고자료로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