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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5 18:15 수정 : 2017.02.16 14:29

삼성바이오로직스 편법 회계’ 공방 가열
삼성 “특혜 상장 없어” 누리집 반박에
참여연대 “평가방식 바꿔 5조로 부풀려”
바이오로직스 “높은 성장성 반영한것”
전문가 “평가방식 변경한 배경 의문”

‘특혜 상장’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4일 누리집을 통해 전방위 반박에 나서자 의혹을 제기했던 참여연대가 재반박을 하는 등 공방이 달아오르고 있다.

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편법 회계처리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수조원대로 평가하는 데 미래 영업수익 등 높은 성장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은 다른 판단을 내린 근거가 재무자료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2012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인 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회계처리 방법 변경을 통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부가액으로 평가하는 대신에 ‘공정가치’로 재평가한 덕을 봤다는 것이다.

문제의 기업가치 평가 방식을 뜯어보면 바이오에피스는 처음 1~2년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4~5년 뒤에는 급속히 이익이 증가한다는 방향으로 가치가 산정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감사보고서 주석에 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 산정에 ‘현재가치할인법’을 썼고 영업수익 성장률은 -1%~105.3%로, 영업이익률은 -24.1%~57.4%로 추산했다고 기재했기 때문이다. 현재가치할인법은 향후 5년간 기업으로 들어올 현금유입을 추정해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는 평가방법이다. 이로써 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는 5조원을 넘게 된다. 참여연대는 이런 평가를 받아들이려면 바이오에피스가 평균 잡아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정작 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은 미래 영업수익 전망을 두고 완전히 다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바이오에피스의 재무자료에 나온 ‘이월결손금 공제제도 활용’에 관한 경영진의 판단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월결손금 공제란 기업의 결손금을 향후 10년간 이월해 나중에 이익이 발생하면 과표에서 공제해 법인세를 줄여주는 제도다. 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말 감사보고서 주석에 ‘향후 예상이익이 각 회계연도에 소멸하는 이월결손금에 미달해 (법인세 차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재했다. 이는 바이오에피스에서 향후 10년간 결손금을 법인세 차감에 활용할 만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결국 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땐 영업수익 전망에 대한 장밋빛 수치가 활용됐지만 바이오에피스 재무자료엔 완전히 다른 판단이 기재된 셈이다.

이에 대해 바이오로직스는 “현재의 결손금을 미래의 이익에서 빼는 방식은 충분한 미래 과세소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만 가능하므로, 바이오에피스 가치평가 기준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바이오에피스가 세금을 낼 정도의 이익 실현 가능성에 자신이 없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은 2016년 상장 심사 때 다시 바뀐다. 이땐 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셀트리온 등 국내외 유사기업들에 견줘 평가(상대가치 평가법)해 8조7517억원으로 매겼다. 2015년 평가 때보다 기업가치가 3조원 넘게 높아졌다. 바이오로직스 쪽은 “50% 지분가치(4조3688억원)를 추가로 20% 할인해 3조4150억원으로 낮추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심사 때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재차 변경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한다. 상장 이전 2015년에 사용했던 현재가치할인법은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 등 미래의 주요한 경제지표를 추정한 뒤에 영업이익 등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따라서 미래 경제지표를 어떻게 추정하느냐 등 평가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소지가 크다.

만약 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2015년 당시 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 평가방식을 고수했다면 전제로 썼던 미래 지표들을 공개해 과대평가 여부를 가릴 수 있었다. 하지만 평가방식을 바꾼 탓에 이런 검증을 건너뛰었다.

상장 심사 때 새로 등장한 상대가치 평가법조차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이 방식은 다른 유사기업의 시장평가에 견줘 기업가치를 산정하되 통상적으론 이익이나 순자산을 비교 잣대로 삼는다. 하지만 바이오로직스는 이런 기준 대신에 생산능력(파이프라인)당 기업가치 등 전문가들한테도 낯선 비교 기준을 들이댔다. 기업공개 정보업체 아이피오스탁은 “바이오로직스의 가치산정방법은 추정에 필요한 변수가 많아 수치를 살짝만 틀어도 가치가 크게 변한다”고 지적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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