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남미 |
“책 안읽는 부시도 입맛 맞으면 탐독” |
‘타임’ 독서습관 보도
조지 부시 대통령은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그 스스로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무식하다”라는 비아냥은 이래서 나온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그 작가를 직접 만나기도 한다고 주간 <타임>이 9일 보도했다.
<타임>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민주주의의 사례> 저자인 이스라엘의 우익정치인 나탄 샤란스키를 만나 한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샤란스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 책이 중동국가들에 자유를 주면 번영할 것이라는 점을 얘기한다면서 ‘그게 바로 내가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폭넓게 왕성한 독서욕을 보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달리, 부시는 자기 신념에 맞는 책만 읽는다. 부시가 만난 저자로는 샤란스키 외에도 예일대 역사학자인 존 루이스 개디스와 중동전문가 버나드 루이스가 있다. <타임>은 “부시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자기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얻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번 책을 잡으면 첫장부터 끝장까지 한장도 빼지 않고 읽는다. 부시는 샤란스키를 만났을 때 “당신 책을 221쪽까지 읽었다. 나머지 92쪽도 꼭 읽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때론 그의 정책에 비판적인 책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빼내 받아들인다. 2001년 9·11 동시다발테러 직후 부시가 읽은 책은 <남북전쟁 역사-1865년 4월>이었다. 이 책은 종종 부시 비판론자들에 의해 “전쟁이란 시작하는 것 만큼이나 어떻게 끝내느냐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인용되곤 한다. 그러나 부시는 책을 읽은 뒤 저자 제이 위니크에게 편지를 보내 “링컨처럼 나도 목표를 정하면 흔들리지 않고 그걸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테러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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