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치솟는 집세로 ‘부메랑 키드’ 등장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독립하지 않고 다시 부모 집에 돌아와사는 `부메랑 키드(boomerang kid)'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10일 보도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치솟는 집세, 대학 등록금 대출금, 경쟁이 치열한 구직시장 등 빡빡한 생활 여건에 시달리다가 결국 부모의 지붕 밑에서 피난처를 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인구조사국이 실시한 가구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3년 기준 약 1천600만가구가 18세 이상 자녀를 최소 1명 이상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메랑 자녀를 둔 가구 수는 지난 1985년보다 14%, 1995년보다 7% 늘어난 셈이다.

또 온라인 직업사이트인 몬스터트랙의 조사에 따르면, 2004년 졸업생 중 57%가다시 부모와 함께 살 계획이라고 밝혔고, 2003년 졸업생 중 50%가 아직도 부모와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몇년간 부메랑 키드를 연구한 하버드대학 주거연구센터의 연구원인 주 샤오 디는 집세와 부메랑 키드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면서 "집세 상승이 젊은 성인들의 독립 생활 추구에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의 월세는 평균 1천500달러이며,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남부 도시 대부분에서 원베드룸 아파트의 월세는 대략 1천300달러선이다.

다른 대도시들도 이와 사정이 비슷하다.

이와 함께 지난 2003∼04년 대학 등록금이 10.5%나 올랐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해 직장을 구할 즈음 젊은 성인들은 대개 대출금 빚으로 쪼들리게 마련이다.

보통대학 재학생은 등록금 대출금으로 1만9천달러 정도 부채를 안고 있다고 미국학생협회는 추산하고 있다.

소비자 생활스타일을 조사하는 컨설팅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바버라 캐플런은 "요즘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과거 세대와는 다르다"며 "요즘 부메랑 키드들은 부모와잘 지내고 부모를 친구처럼 생각하며, 세대간 격차로 인한 갈등을 보이지 않는다"고설명했다.

부메랑 키드는 또 미래 인생에 대비한 돈을 모으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생활을 인생의 실패로 보지 않는다고 캐플런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