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포기시 다자 안보제공…대북 억지력 확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18일 북한을 `아직 이 세계에 잔존한 폭정의 전진기지'중 한 나라로 들고, 6자회담을 통해 우선 핵문제를 해결한 뒤 역시 6자회담 틀을 활용해 북한의 `폭정' 체제 변화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라이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되면 미국도 참여하는 다자 안전보장을 북한에 제공할 것임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지명자는 이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방북 미의원단이 전한 북한의 회담 복귀 용의와 관련,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얘기도 못들었다"며 "북한의 말은 항상 완전히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지명자는 이와 함께 "거듭 말해두건대 한미 동맹은 매우 강력하며, 현재 논의중인 군사력 재배치에 따라 기술적으로 더욱 첨단화되고 있는 만큼, 북한의 어떠한 (무력) 행동 혹은 행동 시도에 대해서도 억지력을 갖고 있음을 북한은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북한을 6자회담 참여국들의 이웃에 있는 `문제(problem)'라고 규정하고 "6자회담은 이 문제를 관리해나간다는 더 폭넓은 문제(question)와도 관련있기 때문에 중요한 혁신적 창안(innovation)"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지금 우리의 우선 목표는 핵문제를 처리하는 것이며, 그 연후 6자회담을 통해 이 위험한 정권을 관리하는 더 폭넓은 문제도 다루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한 `관리(manage)'가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이날 북한에 대해 `폭정의 전진기지' `공포 사회' `위험한 군사강국' `위험한 정권' `매우 폐쇄되고 불투명한 사회' `이웃에 존재하는 문제(국가)' `굶주림과 압제라는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절망적인 주민들' 등으로 묘사하고 "(북한이) 이런 길을 갈 필요가 없다.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통한 체제변형 추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북한 사람들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북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규모 식량지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북한 정권과 일반주민간 분리 대응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라이스 지명자는 "사실 북한 사람들과 접촉은 매우 어렵지만, 우리가 한국의 (대북) 접촉을 통해 할 수 있는한 북한에 더 나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고무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여기서 말하는 `북한 사람들'이 북한 정권을 포함한 일반적인 북한을 가리키는 말인지 아니면 북한 정권을 제외한 주민만 가리키는지 주목된다. 후자라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라이스 지명자는 미국의 3대 외교과제의 하나로 "전 세계에 걸친 민주주의와 자유의 확산"을 들고 "분명히 이 세계엔 폭정의 전진기지들이 잔존하고 있다"며 쿠바, 미얀마,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와 함께 북한을 지목한 뒤 "미국은 세계 모든 압제받는 사람들 편이며, 우리는 공포 사회에 사는 모든 개개인이 마침내 자유를 얻을 때까지 편히 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지명자가 북한을 `폭정의 전진기지'라거나 `공포 사회'로 지칭한 것에 대해 북한이 반발할 것으로 보여 북핵 6자회담 재개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라이스 지명자의 대북 규정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이라크, 이란을 가리켜 `악의 축'이라고 지칭한 것을 상기시킨다. 다만 `악의 축'은 이들 나라의 대량살상무기로 미국이 직접 위협받고 있다는 뜻인 데 비해 `폭정의 전진기지'는 민주주의와 자유 확산이라는 전반적인 대외정책 원칙을 천명하는 가운데 지목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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