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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8 10:32 수정 : 2018.11.08 15:16

미국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는 워싱턴의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부장관에 특검 감독권 넘긴 뒤 갈등
‘특검 비판’ 장관 비서실장이 직무대행
하원 장악한 민주당에 맞서는 조처 분석
러시아스캔들 특검 수사 새 국면 맞아

미국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해임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는 워싱턴의 자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해임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자신이 연루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특검 수사에 고삐를 죄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이다. 트럼프의 대결 정치는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더 격렬해 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 트위터에 세션스 법무장관의 해임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봉직에 감사하고, 그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세션스는 이날 사직서에서 자신의 사임이 트럼프의 뜻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존경하는 대통령님, 당신의 요청에 따라 나의 사직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트럼프가 중간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세션스에게 전화를 걸어 사직을 통보했다고 백악관 관리들은 밝혔다.

트럼프는 법무장관 대행으로 세션스의 비서실장인 매슈 휘터커를 지명했다. 휘터커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비판해온 인물이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3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진행하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이양했다. 세션스는 자신도 이 특검 수사의 대상으로 지목되자 지휘권을 넘긴 것이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세션스를 격렬히 비난해왔다. 트럼프는 “세션스가 특검 지휘권을 넘길 것이라면 미리 얘기했어야만 했다”며 “그것을 나에게 말했다면, 나는 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트럼프는 세션스가 특검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포기함으로써 뮬러 특검과 그의 수사로부터 자신이 보호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왔다.

앨라배마 출신의 상원의원이었던 세션스는 트럼프의 대권 도전을 지지한 첫 상원의원이다. 그는 법무장관 임명으로 상원의원직을 내려놓았으나, 재직 내내 트럼프의 비난과 조롱에 시달렸다.

트럼프가 중간선거 뒤 일부 개각을 시사하며 법무장관 교체는 예고됐으나, 세션스만을 콕 찍은 해임은 예상되지 않았다.

세션스의 해임으로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뮬러 특검에 대한 지휘권을 더 이상 행사하지 못한다고 <시비에스>(CBS)가 보도했다. 로젠스타인은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언급한 적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법무장관 대행인 매슈 휘터커가 이제 특검에 대한 지휘권을 갖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을 직접 해임할 수는 없다. 하지만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을 통해 뮬러를 해임하거나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게 됐다.

하원에서 집권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내놓은 중간선거 결과를 받고도 세션스를 전격 해임한 트럼프의 조처에 민주당은 격노했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세션스의 해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고 끝내려는 명백한 의도 외에 다른 것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확실히, 대통령은 무언가 숨길 것이 있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에릭 홀더는 트위터에서 “뮬러 특검의 수사에 개입하거나 방해하려는 시도를 하는 어떤 이도 책임을 져야만 한다”며 “이것은 레드라인이다”라고 말했다. 뮬러 특검의 수사를 중단시키려는 시도는 트럼프와 민주당 사이의 전쟁이 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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