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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8 18:29 수정 : 2018.11.09 09:14

6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9·뉴욕·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의 경쟁자를 꺾고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이 확정되자 여성 지지자 2명이 크게 기뻐하며 자축하는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연방 상·하 양원에 120명 ‘역대 최고’ 기록
트럼프에 질린 여성들 분노·좌절이 원동력
교육·기후·임금 등 관심…의정활동도 뛰어나
“상원·주지사 당선이 여성 참정 확대” 분석도

6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9·뉴욕·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의 경쟁자를 꺾고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이 확정되자 여성 지지자 2명이 크게 기뻐하며 자축하는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여성들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크게 감사해야 한다. 비꼬는 게 아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의 칼럼니스트 켈리 고프가 중간선거 이튿날인 7일치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에 쓴 첫 문장이다. 그는 “내가 이런 말을 쓰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힐러리 클린턴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비판적인) 품위 있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공화당)가 당선됐다면 이번 선거에서 여성들의 출마는 훨씬 적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여성·소수자·이민자 등 약자들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에 분노한 여성들이 이번 선거에 대거 출마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6일 중간선거에는 273명의 여성이 상·하원의원 및 주지사 최종 후보로 출마해 최근 10년새 다섯차례 선거의 평균 171명을 훨씬 웃돌았다. 선출직 여성 당선자 수도 최다를 기록하면서 연방의회의 여성 의원 수도 급증했다. 전체 100석인 상원에만 22명, 전체 435석의 하원에는 최소 98명으로, 양원 여성 의원 비율은 역대 최고인 22.4%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여성 의원들이 바꿔놓을 워싱턴 정치의 모습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는 ‘여성이 당선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 의원이 더 많아지면 각종 정책을 둘러싼 대화도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 선거 유세에서부터 여성 후보들은 교육, 기후변화, 최저임금, 총기 규제, 형사법 개혁 같은 주제들에 대한 발언에 남성 후보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반면 남성 후보들은 조세 정책, 기업 규제, 국가 부채, 국방 예산, 테러 대응 등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여성들이 의정 활동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이 매체는 스탠퍼드대와 시카고대의 정치학자 2명의 보고서를 인용해, 여성 의원들이 지역구에 연방 예산을 따온 규모가 남성 의원들보다 9% 더 많으며, 발의한 법안도 동료 남성 의원들보다 현저히 많다고 짚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의 약진은 앞으로 다른 여성들의 정치 무대 진출을 촉진하는 ‘눈덩이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로라도주립대 정치학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 정치인 한명이 주지사 또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될 경우 다음 선거에서 평균 7명의 여성이 주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중간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직후 “여성 후보들의 승리 행진이 민주당의 하원 장악에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선거는 최근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대통령직 수행에 끔찍하게 질려버린 여성들의 분노와 좌절, 행동주의가 정점에 이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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