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09 13:43
수정 : 2018.11.09 20:44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처의 사우전드 오크스에 있는 술집에서 7일 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사망한 가운데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
전투 임무 투입 전력…군생활 중 이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 보이기도
파병군 출신 총기 범죄 잇따라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처의 사우전드 오크스에 있는 술집에서 7일 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사망한 가운데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처 술집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의 범인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 출신 20대 남성이었다. 그는 해병대에서 근무하던 중 이혼했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범인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엔엔>(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은 7일 밤 로스앤젤레스의 북서쪽 사우전드 오크스의 한 대형 술집에서 발생했다. 대학생 행사가 있어 당시 술집에는 2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 데이비드 롱(28)은 검은색 모자와 후드티, 선글라스를 낀 차림으로 술집에 들어와 연막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의자로 창문을 깨고 도망치는 등 사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롱을 포함해 13명이 목숨을 잃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들 중에는 내년 퇴직을 앞두고 현장에 출동한 보안관도 포함됐다.
<에이피>(AP) 통신은 해병대 발표를 인용해 롱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해병대원으로 복무했으며,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기관총 사수로 복무했고 ‘해병대 굿컨덕트메달’ 등 상을 받은 경력도 있다. 롱은 18살에 해병대에 입대해 1년 뒤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2년 만에 끝이 났다. 그는 전역 후 사건 현장에서 8km 떨어진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롱은 해병대 전역 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지난 4월 정신과 전문의들이 집을 방문해 상담하기도 했다. 6개월 전께 집안에서 물건을 부수는 소리와 고성이 들려 경찰이 출동한 일도 있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그는 특별한 범죄 전력이 없었고, 교통사고 등의 입건 기록만 남아있다.
롱이 범행에 사용한 글록21 권총은 벤투라 카운티의 한 총기상에서 합법적으로 샀다고 경찰은 밝혔다. 탄환을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확장 탄창’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이다.
미국에서는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 출신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이라크 파병군 출신 20대 남성이 총을 난사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범인은 퇴역 후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슬람국가(IS)를 대신해 공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4차례의 파병으로 스트레스를 겪던 미군 병사가 민간인들에게 총을 난사해 16명이 숨졌다. 2009년에는 이라크 파병 명령에 불안감을 느끼던 육군 군의관이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의 군병원에서 총기 난동을 벌여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