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1 15:49
수정 : 2018.11.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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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및 상원의원 선거 개표 결과가 박빙의 표차가 난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선관위 건물 앞에서 주민들이 10일 플로리다에서 치러진 중간선거의 모든 투표 재개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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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0.41%p·상원의원 0.16%p차
0.5%p 이하면 법규정따라 재검표해야
트럼프 등 공화당은 선거부정 주장
대선에 결정적인 주…양당 대결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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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및 상원의원 선거 개표 결과가 박빙의 표차가 난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선관위 건물 앞에서 주민들이 10일 플로리다에서 치러진 중간선거의 모든 투표 재개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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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플로리다의 주지사와 연방상원의원 선거가 다시 재검표 사태를 맞게됐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재검표 사태로 당시 대선의 당락을 한달간이나 미뤄지게 했던 플로리다는 다시 미국 사회의 분열과 정치 양극화를 드러내고 있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10일 중간선거의 주지사 및 연방상원의원 선거의 재검표를 결정했다. 켄 덴츠너 플로리다 내무장관은 두 선거의 비공식 개표 결과가 0.5%포인트 이내여서 주법에 따라 재검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개표 결과,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현직 주지사인 릭 스콧 공화당 후보는 50.08%, 현 상원의원인 빌 넬슨은 49.92%로 두 후보의 표차는 0.15%포인트이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론 드샌티스 공화당 후보가 49.95%, 앤드루 길럼 민주당 후보가 49.18%로. 표차는 0.41%포인트이다.
플로리다 주법은 득표율 표차가 0.5%포인트 이내일 때 재검표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 만약 표차가 0.25%포인트 이내이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해야 한다.
공화당 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구체적 증거도 없이 플로리다에서의 선거부정을 주장해, 지난 2000년 대선 때와 같은 갈등과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서 “플로리다에서의 두 개의 큰 선거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면밀히 주시한다!”고 적었다. 앞서 그는 10일에도 트위터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의 투표지를 기적적으로 찾기 시작한 브로워드 카운티로 최고의 선거도둑 변호사인 마크 엘리어스를 파견했다”며 “플로리다는 걱정마라, 나도 그런 사기를 밝혀낼 더 좋은 변호사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현직 주지사인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선관위 직원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당락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투표지 처리와 관련해 브로워드 및 팜비치 카운티의 선관위 직원들을 고소했다. 그의 대변인 크리스 하틀라인은 보통 재검표로는 몇백표 차이만 난다며 넬슨 후보가 패배를 시인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넬슨 상원의원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플로리다 주의 시간, 비용, 재검표의 불화를 겪지 않도록 할 때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넬슨 후보는 “이 과정은 모든 합법적 투표지들이 개표되고 우리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모든 플로리다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며 “우리는 모든 합법적 투표지들이 개표되면, 우리가 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상원의원 선거는 표차가 0.25%포인트 이내여서 수작업으로 재검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선거 패배를 시인했던 앤드루 길럼 민주당 주지사 후보는 “나는 내 패배 시인의 말을 바꾼다”며 “모든 표 하나하나를 개표해야 한다는 것은 타협할 수 없은 것이고, 사과할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농업국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니키 프라이드 후보가 공화당의 매트 칼드웰 후보에 0.06%포인트(5300표) 앞서서, 재검표가 진행된다.
플로리다에서는 수작업으로 인한 모든 투표의 재검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약 900표 차이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이겼으나, 투표용지 부정 등이 발견돼 재검표에 들어갔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 재개표를 중단시키고, 그때까지의 개표 결과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부시의 승리를 결정했다. 플로리다는 그 후에도 주지사 및 상원의원 선거에서 1%포인트 내외로 표차로 당락이 갈리는 치열한 선거구로 부상했다. 특히,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주로 떠올라, 선거구 획정 권한을 갖는 주지사 선거는 민주-공화 양쪽이 사활을 걸고 격돌해 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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