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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31 15:31 수정 : 2019.01.01 17:12

2018년 4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주의회 앞에서 교사들이 교육 예산 증액과 교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당신들이 교사들을 꼴찌 대접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보살필 수 있을까?”라고 쓴 팻말이 눈길을 끈다. 출처 The74million

실업률 3.7% 호경기에 교육계 최다 이직
저임금·악조건 못견디고 더 나은 일자리로
전문가 “학생 존중 않고 공교육 뒷전 탓”

2018년 4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주의회 앞에서 교사들이 교육 예산 증액과 교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당신들이 교사들을 꼴찌 대접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보살필 수 있을까?”라고 쓴 팻말이 눈길을 끈다. 출처 The74million
미국의 경제 호황이 교육계에 최고 이직률이라는 악재를 불러오고 있다.

미국의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커뮤니티 컬리지로 불리는 공립 2년제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사와 교직원, 학교 상담사와 경비원들까지 교직원들이 앞다퉈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9일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 통계를 보면, 2018년 1~10월 공교육 부문 월평균 이직자는 1만명당 83명이다. 연간 이직자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이는 미국 노동자들의 월별 이직률 평균치인 1만명당 231명보다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낮은 교육직 종사자들만 보면 2001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

미국 실업률은 3.7%로 4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깝다. 호경기에 힘입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현상도 강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교육계 이직자들이 보수 등 노동조건이 더 나은 학교로 옮기거나 아예 다른 직종을 찾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육 종사자들의 이직은 특히 도드라져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교육계는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장기 근속에 따른 보상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다른 직종에 견줘 박봉인 데다 방학 때는 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수 교사들이 은행 빚을 지거나 지인의 도움을 받고, 방학이면 사교육을 비롯해 다른 부업을 알아본다. 2018년 상반기에 켄터키·콜로라도·애리조나 등 6개 주에선 교사들이 교육 예산이 적고 처우가 열악하다며 대규모 시위와 동맹휴업에 나섰다. 당시 20년 경력 교사의 연봉이 4만 달러(약 445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2018년 3분기 교육 노동자 임금 인상률은 2.2%로 10년 새 최고였지만 민간 부문 평균(3.1%)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내 2만6000여명 교사들의 교육 정책 연구 네트워크인 ‘티치 플러스’의 앨리스 케인 부회장은 교사들의 이직은 낮은 보수 탓도 있지만 “공교육 시스템이 뒷전에 놓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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