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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1 16:26 수정 : 2019.03.11 20:46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오른쪽)이 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스틴/로이터 연합뉴스

“거대 기업들이 경제와 사회에 너무 큰 힘 지녀”
“우리 개인정보로 이윤 얻고 운동장 기울게 해”
100여년 전 루스벨트의 독점기업 해체 다시 조명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오른쪽)이 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스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초대형 정보기술 업체의 해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100여년 전 단행한 독점기업 해체 논의를 다시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워런 의원이 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장에서 경쟁을 유지해야 하며, 거대 기업이 막대한 우위를 갖고 경쟁적 환경을 날려버리는 것을 용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워런 의원은 전날에도 “오늘날 거대 기술 업체들은 우리 경제, 사회, 민주주의의 위에서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과 구글의 엄청난 규모는 “왜 정부가 독점을 해체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하는지 강조해준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경쟁을 위협하고, 우리의 개인정보로 이윤을 얻고, 다른 모든 이들한테는 불리하도록 운동장을 기울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초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막을 올린 워런 의원은 진보적 색채를 갖고 있다. 잇따른 발언은 ‘독점 정보기술 기업 해체론’을 대선 운동의 주요 구호와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형 정보기술 업체들이 혁신과 경쟁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제 너무 커버려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고 경제의 혁신 역량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보기술 업체들이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이윤 창출 수단으로 쓰는 것에 대한 사회적 반발도 대변한다. 그는 정보기술 분야의 벤처캐피털이 20% 감소한 것도 독점 탓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주요 대선 주자가 독점 반대와 공룡 기업 해체를 공론화한 것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실행된 독점기업 해체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독점 트러스트들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에게도 해를 끼친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여러 반독점법으로 독점기업들을 해체했다. 석유시장의 90%를 장악한 스탠더드오일을 30개로 쪼갠 게 대표적이다. 이런 움직임에는 대기업들이 막대한 금권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워런 의원은 공화당 소속 대통령으로 이런 정책을 주도해 ‘독점기업 파괴자’로 불리는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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