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0 15:26
수정 : 2019.03.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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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앙그라 원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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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건널목 멈춰 섰을 때 총격 이뤄져
현지 경찰 “핵연료 노린 테러는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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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앙그라 원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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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핵연료를 싣고 원자력발전소로 이동하던 차량이 무장집단에 습격당했다. 현지 경찰은 핵연료 탈취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배후 규명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은 19일 브라질 경찰과 전력공사 등을 인용해 “무장한 이들이 리우데자네이루주 해변 도로에서 핵연료를 싣고 앙그라 원전으로 이동하던 핵연료 운반 차량에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차량 행렬이 공격을 받은 지점은 발전소에서 북쪽으로 30km 정도 떨어진 마을 근처였다.
이 통신은 운반 차량을 호송하던 경찰이 곧 반격을 가해 “공격을 가한 이들은 모두 도망쳤고,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발전소 쪽에서도 “이번 공격으로 이송 중이던 우라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이송이 지연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작은 총격 사건에 외신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핵연료가 갖는 군사적 특성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는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의 비율을 자연 상태인 0.7%에서 3~5% 정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처럼 우라늄-235의 농도를 높이는 작업을 ‘농축’이라 부른다. 이 작업을 거듭해 우라늄-235의 농도가 95% 이상이 되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처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2·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가 무산되는 등 북핵 문제가 실타래처럼 꼬이게 된 이유 역시 농축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공개된 평안북도 영변 외 다른 곳에 ‘제2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감춰두고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자체 농축 권한이 없지만, 브라질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아래 자체 농축을 하고 있다.
현지 경찰과 브라질 전력공사 쪽은 “공격은 운반 차량이 철도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멈춰 있을 때 이뤄졌다”면서도 “지역 갱단 사이에 발생한 영역 다툼에 이송 차량이 끼어들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디언>은 “브라질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최근의 여러 폭력 사태로 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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