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0 20:55
수정 : 2019.03.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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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안경비대 함정 버솔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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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사령부, 대북 감시·중국 견제 목적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 뒤인 이달 3일 일본 도착
일 외무성 “영국 프리깃함도 대북 제재 위반 감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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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안경비대 함정 버솔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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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달 말 북-미 2차 정상회담 합의 무산 직후 해안경비대 함정을 동중국해에 파견해 북한의 선박 간 환적 단속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해안경비대 함정 버솔프호가 이달 3일 일본 사세보항에 도착해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감시에 들어갔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보도자료에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으로 들어가거나 북한을 나가는 석탄 등 연료를 비롯한 상품의 선박 간 환적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조원 170명을 태운 버솔프호는 무장은 강하지 않지만 미국 해안경비대의 신예 함정이다. 이 함정은 1월20일에 모항인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를 출발해 서태평양 해역으로 향했다. 태평양 지역 해안경비대 사령관 린다 페이건은 “미국은 태평양 국가”라며, 버솔프호 파견은 동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해안경비대가 주로 자국 연안을 맡아온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지난달 27~28일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자 이미 서태평양으로 파견한 이 함정을 대북 압박용으로 일부러 내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미 합의 무산 뒤 해상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19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짜로 충격을 줄 것”이라며 다시 경고음을 발신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발표는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북한을 더욱 압박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도 자국 해역에 도착한 영국 해군 프리깃함 몬트로즈호가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단속에 나섰다고 19일 발표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타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노력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 협상의 실패에도 여전히 자신이 대북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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