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3 17:35
수정 : 2019.07.0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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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2일 발표된 미국 <시엔엔>(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후보자 간 텔레비전 토론 당시의 모습 ♣H6마이애미/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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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보자 첫 TV 토론회서
해리스·워런 의원 등 여성 후보
탁월한 토론 ‘엄지척’ 평가 받아
지지율 급상승…2·3위에 나란히
바이든-샌더스 양강구도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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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2일 발표된 미국 <시엔엔>(CNN) 방송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후보자 간 텔레비전 토론 당시의 모습 ♣H6마이애미/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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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예비경선 레이스에서, 카멀라 해리스(54)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70) 상원의원 등 여성 주자들이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주 시작된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주자들 간 첫 텔레비전(TV) 토론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의 양강구도로 흘러가는 듯하던 판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시엔엔>(CNN)이 민주당의 첫 티브이 토론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28~30일 성인 1613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 후보자들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해리스 의원과 워런 의원이 각각 17%, 15%의 지지를 얻어 2, 3위에 올랐다고 2일 보도했다. 한 달 전 같은 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각각 9%포인트, 8%포인트씩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온 바이든 전 부통령은 1위 자리를 여전히 지켰으나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10%포인트나 빠졌다. 2위권을 유지해왔던 샌더스 의원은 5월 조사 때보다 4%포인트 내려간 14%의 지지율에 그쳐 4위로 내려앉았다.
<시엔엔> 조사 외에 퀴니피니액니악 대학과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이 이날 발표한 다른 두 여론조사에서도, 두 여성 후보가 2, 3위를 차지했다. <시엔엔>은 “1년 내내 여론조사 선두를 달려왔던 바이든과 샌더스가 갑자기 역풍을 맞고 있다”며 “2020년에는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 이후) 새로운 인물에 의해 정치적 유리천장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두 여성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톱3’ 안에 자리매김한 것은, 지난주 첫 티브이 토론회에서 실력을 과시하며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리스 의원의 경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70년대 흑백 학생 통합정책의 하나였던 스쿨버스 통학을 반대한 전력을 끄집어내 직격탄을 날리며,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회 효과’에 힘입어, 해리스 의원의 후원금 계좌엔 하루 만에 6만3277명이 낸 후원금 200만달러(23억여원)가 모였다.
두 여성 후보의 선전에 지금까지 양강구도를 이뤄왔던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쪽엔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4등으로 밀린 초반 여론조사 결과는 샌더스 의원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샌더스 의원은 그간 70대 후반의 고령인데다, 지지층이 확실한 만큼 확장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리스 의원이, 샌더스 의원의 주요 지지층인 진보층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워런 의원이 샌더스 의원의 정책 메시지를 적극 채택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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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도전에 나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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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비경선 초반 여론조사 몇 개로 두 여성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고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본게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2020년 2월1일 예정)까지는 아직 7개월이나 남아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이 정책적 차별성이나 ‘최초의 여성 대통령’ 같은 역사적 상징보다는 ‘트럼프 재선 저지’ 가능성을 차기 대선 후보자의 최우선 자격으로 꼽고 있는 점도 변수다. <시엔엔>의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43%)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최상의 카드로 꼽혔다. 뒤를 이은 것은 샌더스 의원(13%)이었다.
이정애 기자
hong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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