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31 16:42
수정 : 2019.07.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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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왼쪽)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3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토론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다투고 있는 이들은 이날 서로 차이를 드러내며 경쟁하기보다, 의료보험·이민 등 자신들이 주장하는 진보적 정책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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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자 경선 2차 토론회 첫날
중도 후보들 “지나치게 급진적” 진보 정책 비판
샌더스·워런 ‘전국민 의료보험’ 등 정책 공동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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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왼쪽)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30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토론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다투고 있는 이들은 이날 서로 차이를 드러내며 경쟁하기보다, 의료보험·이민 등 자신들이 주장하는 진보적 정책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디트로이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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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대 중도의 격돌.’
30일,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텔레비전(TV) 토론회는 의료보험 정책을 비롯해 이민·기후변화·총기규제·외교·세제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민주당 내 진보와 중도 간 시각 차를 극명히 드러내 보여준 토론회였다.
<시엔엔>(CNN) 방송사의 주관으로 이날 오후 8시부터 2시간30분간 이뤄진 토론회에서 8명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 피트 부티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중도 후보들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내세우는 각종 진보 정책들의 허점 찾기에 집중했다.
사실상 2대 8의 대결이나 다름 없는 구도였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지만, 샌더스와 워런은 이날 토론 입장 때부터 어깨를 감싸고 반갑게 인사하는 등 서로의 차이점을 드러내기보다는 ‘원팀’이 된 듯 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지나치게 급진적인 정책으론 트럼프를 꺾을 수 없다’며 자신들의 진보적 정책을 비판하는 8명의 중도 후보자들에 맞서 정책적 공동 방어망을 펼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 어느 때 토론회보다 실질적인 정책 토론이 이뤄졌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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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30일(현지시각)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텔레비전(TV) 토론회에 참가한 10명의 후보자들. 왼쪽부터 작가 마리앤 윌리엄슨,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 피트 부티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텍사스), 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메릴랜드), 스티브 불럭 몬태나 주지사. 디트로이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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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주제는 ‘의료보험’ 이슈였다.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메릴랜드)이 샌더스의 ‘전국민 의료보험’(메디케어 포 올) 공약에 대해 “의료보험의 질을 떨어뜨리고 병원들을 문닫게 만들 것”이라며 “나쁜 정책”이라고 몰아세운 것을 비롯해, 다른 후보자들도 “혁명이 아닌 진화가 필요하다”(존 히켄루퍼 전 콜로라도 주지사)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심지어 토론 주제가 ‘이민’ 이슈로 넘어갔을 때도, 샌더스가 불법 이민자에게까지 전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허용하겠다고 한 것을 문제 삼으며 “국민들에게 불공평한 처사”(팀 라이언 하원의원·오하이오) “불법 이민자 수만 배로 늘릴 것”(스티브 불럭 몬태나 주지사)이라는 비판과 함께 의료보험 이슈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샌더스는 여기에 맞서 “그 빌어먹을 법안을 내가 썼다”는 강한 표현까지 써가며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다른 나라 사례를 들며, 현실성에 대한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워런 역시 “전국민 의료보험을 통해 억만장자들의 부담은 늘고, 중산층 가족의 의료비 부담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31일에는 ‘인종’ 문제로 공방을 벌인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이 다른 8명의 후보자들과 함께 토론회에 나선다. 지난 토론회에서 ‘대세’ 바이든을 강하게 몰아세우며 지지도가 급등했던 해리스가 이번 토론회에서도 선전하며 안정적 선두권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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