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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06 11:26 수정 : 2019.08.06 20: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지난 주말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워싱턴/UPI 연합뉴스

트럼프, 대국민성명서 보수파들의 총기 대책 반복
인종주의 비난하면서도 총기판매 규제는 언급 안 해
“방아쇠 당기는 것은 총이 아니라 정신질환과 편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지난 주말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빈발하는 총기 난사 사고와 관련해 인종주의를 비난하면서도, 비디오 게임과 정신질환에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지난 주말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성명에서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면서도 의회 등에서 추진 중인 광범위한 총기규제 대책을 구체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정신질환 및 극단적 인터넷 문화 등과 최근 참사의 연관성을 들며 그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인종주의,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한목소리로 비난해야만 한다”며 “이런 사악한 이데올로기들은 패퇴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텍사스 엘패소 및 오하이오 데이턴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이런 야만적인 학살은 우리 공동체에 대한 습격,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 인류 모두에 대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구체적인 대책에서는 총기판매 제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른바 ‘레드플래그(적기)법’ 등 공화당이 오랫동안 대안으로 지지하던 일련의 제안들을 반복했다. 여기에는 특히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비디오 게임” 및 “폭력을 찬양하는 문화”에 대처 등 추상적 조처들도 포함됐다.

트럼프는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지 총기 자체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며 법무부에 “증오범죄와 대량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을”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라고 지시했다. 정신질환 징조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조처들을 강화하자는 것은 총기규제의 중요성을 희석하려는 보수파들이 즐겨 찾는 대안이다.

트럼프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혼란된 생각들을 과격화하고 광적인 행동들을 일으키는 위험스런 입구”를 제공한다고 지적했으나, 구체적인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그동안 인종주의와 편견을 조장하는 온라인상의 우익들이 목소리를 증폭시켜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에서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 법안과 이민개혁 법안을 연계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성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명 발표 전에 트럼프의 측근들은 이 두 사안을 연계한 것은 실수라며 이를 성명에서 삭제시켰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총기규제 단체들과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총기로부터 안전한 모든 마을’의 존 페인블래트 대표는 “확실히 하자, 이는 정신건강 문제, 비디오 게임 문제, 영화 문제가 아니다”며 “이런 것들은 모두 전미총기협회가 말하는 요점이며, 총기 접근을 쉽게 하려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강화된 신원조회 법안을 촉구하는 데서 물러나는 데 3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원에서 민주당은 지난 2월 총기구매 신원조회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은 이를 통과시키지 않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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