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8 20:18
수정 : 2019.08.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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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17일 극우단체 집회를 주도한 ‘프라우드 보이스’의 회원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포틀랜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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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단체들, 포틀랜드에서 3년 전부터 집회
좌파단체 안티파의 탄생지에서 맞불 집회
트럼프도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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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 포틀랜드에서 17일 극우단체 집회를 주도한 ‘프라우드 보이스’의 회원들이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포틀랜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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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자유주의적 성향의 도시 가운데 하나인 태평양 연안 오리건의 포틀랜드가 극우 인종주의 단체들의 단골 집회장이 됐다.
18일 포틀랜드에서는 ‘프라우드 보이스’ ‘아메리칸 가드’ ‘스리 퍼센터스’ 등 극우 인종주의 단체들이 도시 전역에서 산발적인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포틀랜드는 2017년부터 극우단체 ‘패트리엇 프레이어’가 이 도시에서 집회를 개최한 이후 극우단체들의 단골 집결지가 되어왔다. 극우단체들이 포틀랜드에서 집회를 연 까닭은 이 도시를 본향으로 하는 좌파단체 ‘안티파’(반파시스트)를 국내 테러단체로 선포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안티파도 맞불 집회를 열어, 이날 집회는 2017년 5월 버지니아의 샬러츠빌 극우단체 폭동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우려까지 나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데 주요한 고려가 이뤄지고 있다”며 “포틀랜드는 아주 면밀히 관찰되고 있다. 시장이 그 직책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극우단체를 부추긴다는 우려를 낳았다. 포틀랜드 경찰은 이날 집회를 강력 통제해 두 집단의 충돌을 막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날 13명을 체포하고 쇠파이프 등 폭력시위용품들을 압수했다.
포틀랜드에서 극우단체 집회는 최근 경찰에 체포된 ‘패트리엇 프레이어’의 대표 조이 깁슨이 2017년부터 주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극성인 극우단체에 반대하며 성장한 안티파가 포틀랜드에서 세력이 가장 왕성하자 일종의 맞불 집회를 벌여온 셈이다. 조이 깁슨은 지난 6월 극우단체가 벌인 폭력집회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극우단체들은 이날 집회를 통해, 안티파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응답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는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국내 단체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근거는 없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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