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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3 19:27 수정 : 2019.10.13 21: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의 중국쪽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보류하고
중, 미국 농산물 수입 500억달러 확대키로

트럼프 “미 농가위한 위대한 합의” 자화자찬
외신 “중요 논쟁 여전…시간은 중국편”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의 중국쪽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0~11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부분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2500억달러 규모)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율 상향(25→30%)을 보류하는 대신, 중국이 400억~500억달러(47조4천억~59조3천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한발씩 양보한 것이다. 더 이상의 ‘확전’을 일단 피하고 1단계 ‘미니딜’에 이르러 세계경제에서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한 효과는 있다. 그러나 새달 중순까지 2·3단계 포괄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협상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매우 중대한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쪽이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합의문 작성까지는 3~5주가 걸릴 것”이라며, 새달 중순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문에 서명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도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단계 합의’나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협상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양쪽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쪽은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지는 않았고, 구체적인 합의 내용도 모두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보류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외에도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위안화 환율 조작 △금융서비스 시장개방 확대 등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이날 중국 내 자산운용기업과 증권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 한도를 각각 내년 4월1일, 12월1일부터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미니딜’이지만 양국이 부분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 등으로 격화되던 무역전쟁이 ‘확전’으로 치닫는 사태는 일단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중국과 막 이룬 합의는 단연코 이 나라 역사상 우리의 위대하고 애국적인 농부들을 위해 이뤄진 가장 위대하고 큰 합의”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예상된다. ‘1단계 합의’일 뿐인데다 민감한 사안들을 향후 협상으로 미뤄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주요 목표는 지식재산권 도용 방지, 중국의 자국 산업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만 등이라며 “제한적 합의로 일부 단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몇가지 논쟁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만 놓고 볼 때 대체로 ‘중국의 승리’라는 평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결국 중국은 구조개선 분야에서 하나도 양보하지 않은 채 관세 부과 유예를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예 “이제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전했다. 2020년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를 간파한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 큰 양보를 하지 않고도 휴전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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