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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31 18:30 수정 : 2005.03.31 18:30

20여년 시위금지 불구 5천여명 거리나서

올해말 5번째 연임도전 성공할까‘눈길’

“무바라크, 키파야(이제는 충분하다)!”

30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북부 도시 만수라, 알렉산드리아 등의 거리와 대학 캠퍼스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24년 동안 장기집권해온 호스니 무바라크(76·사진)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제는 무바라크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의 “키파야(아랍어로 충분하다)”를 노래처럼 부르거나, “부패 반대, 실업 반대, 무바라크 반대”를 외쳤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거리시위 자체가 아예 금지돼 있는 이집트에서 이처럼 주요도시에서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집트 당국은 수천명의 경찰병력으로 카이로의 의사당과 대학주변 등을 겹겹이 둘러쌌지만, 시위대는 의사당 앞에서 언론인연맹 건물까지 1.5km를 행진했다.

대학생들과 전문직 등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이슬람단체이자 최대 야당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아이만 누르가 이끄는 새로운 야당인 알 가드 등 다양한 야권들의 연대인 ‘키파야 운동’은 광범위한 개헌, 무바라크의 5번째 출마 반대, 무바라크 아들 가말의 권력세습 반대 등을 요구하며 잇따라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27일에도 카이로 도심에서 5천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이중 230여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30일에도 30여명을 연행하는 등 불법 시위 참가자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민주화’도미노가 중동의 정치·경제 중심국중 하나인 이집트까지 확산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집트 일간 <알아라비>의 압둘 하림 칸딜 편집장은 <알자지라>에 “모든 정치세력에서 모인 시위대들은 압박에 맞서 더욱 강하게 단결할 것”이라며 시위가 앞으로 점점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올해 말로 4번째 6년 임기가 끝나는 무바라크 대통령은 5번째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고 집권 국민민주당(NDP) 고위 관계자가 30일 밝혔다. 사프와트 알 샤리프 국민민주당 사무총장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는 5월 개헌 국민투표 이후 출마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이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민주화 요구와 미국의 압력에 밀려 오는 9월 대선에서 근대 이집트 역사상 처음으로 다수 후보가 출마하는 직접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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