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25 18:03
수정 : 2005.04.25 18:03
266명 바이러스 감염돼 244명 숨져
아프리카 중서부 앙골라에서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90%를 웃도는 치사율을 보이며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집계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266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적어도 244명이 숨졌으며, 이에 따라 보건기구는 이 바이러스 확산이 ‘위기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방송>이 23일 보도했다.
환자들은 주로 북부 우이게 주에서 발생했고, 5살 미만 어린이 환자가 전체의 75%에 이를 정도로 어린이들이 특히 쉽게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는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는 일주일에 25~30명의 환자가 감염됐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15명 꼴로 환자 발생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확산 속도는 줄었지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확산 방지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보건당국은 환자들이 유행성출혈열 증세를 보이다 숨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했지만, 사망자들의 혈액을 미국의 한 연구소에 보내 분석한 결과 지난달 21일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임을 확인했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80%였던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훨씬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으며 전염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9일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심한 설사와 복통, 구토 증세를 보이다 위장과 폐가 손상되고 간부전 등으로 악화돼 목숨을 잃게 된다.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이 바이러스는 1967년 독일 마르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 옛 유고슬라비아 벨그라드 실험실 직원들이 감염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998~2000년 콩고에서 123명의 희생자가 생기기도 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9일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앙골라 여행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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