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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30 18:06 수정 : 2005.06.30 18:06

사임설 나온 반다르 주미 사우디대사

22년 동안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맡아온 반다르 빈 술탄 왕자(56·사진)가 대사직을 그만둔다고 <비비시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갑작스런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송은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으나, 그의 사임은 현재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파드 국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드 국왕이 숨지면 그의 신임을 받았던 반다르의 영향력도 약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왕 사망 후 반다르의 아버지이자 국방장관인 술탄 왕자가 왕세제가 되면, 반다르 역시 정보국장 같은 주요 보직을 맡기 위해 미리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점치는 쪽도 있다.

파드 국왕의 조카인 그는 사우디 공군에서 17년 동안 복무한 뒤 1978년 미 의회를 상대로 F-15 전투기를 사우디에 팔 것을 설득하면서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이던 1983년 주미대사로 부임한 이후 사우디와 미국이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 부자와 남달리 가까워 ‘반다르 부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자신의 저서 <공격 계획>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보다도 반다르에게 먼저 침공 계획을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반다르 왕자는 또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대선 직전 유가를 내리려고 미국과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

활력 넘치고 화려한 생활로 ‘아랍의 개츠비’로도 불리는 그는 4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을 두고 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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