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이라크 총선 한달앞 보안군 22명 테러 사망 |
미군 주둔병력 15만명으로 늘리기로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거를 불과 4주 앞두고 이라크 보안군 22명이 저항세력의 자살 차량폭탄 공격으로 숨지는 등 2일 하루에만 이라크 전역에서 30여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에이피통신〉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발라드의 미군기지 부근에서 2일 오전 8시께 이라크 보안군을 태운 버스 곁으로 폭발물을 가득 실은 차량이 다가와 자폭을 시도해 18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병원으로 옮겨진 3명도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검문소로 위장해 보안군 차량을 세운 뒤 50명의 보안군 신병을 살해한 뒤에 벌어진 가장 치명적인 공세로 이라크 보안군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유혈사태가 그칠줄 모르면서 미군 당국은 13만8천여명에 이르는 이라크 주둔 병력을 15만명 선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주 북부 최대도시 모술에서 700여명의 시 선관위 요원이 사표를 낸 데 이어 저항세력의 공세가 거센 바그다드 북부 바이지에서도 2일 지역 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히고 나서는 등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라크 시아파 연대체인 통일이라크연맹은 이날 오후 바그다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니파의 선거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압둘 아지즈 하킴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I) 의장은 “모든 이라크인들이 권력을 나눠야 하며, 특정 정파가 이를 독점해선 안된다”며 “어떤 외부세력도 이번 선거에 개입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아메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은 “이란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이라크 선거 과정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며 “우리는 이슬람 공화국이나 신정국가를 원치 않으며, 당분간은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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