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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28 17:09 수정 : 2017.12.28 20:48

튀니지 대통령궁에서 27일 기자회견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 연합뉴스

지난달 아사드 지지 러시아·이란과 공동성명 채택해놓고
한달 만에 “아사드, 시민 1백만명 죽인 테러리스트” 비난
시리아 협상에 쿠르드 초청한 ‘러시아에 대한 경고’ 해석

튀니지 대통령궁에서 27일 기자회견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 이란과 함께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테러리스트”라며 돌연 맹공을 퍼부었다.

<뉴욕 타임스>는 튀니지를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27일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아사드가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 시리아가 아사드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고? 거의 100만명의 시민을 죽인 대통령과 함께 어떻게 미래를 함께 하겠는가”라고 아사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터키는 아사드에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소치에서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이란 정상과 손을 맞잡고 공동성명을 채택했고, 러시아가 제안한 ‘시리아 국민 대화 대표자회의’ 소집에도 동의했다. 대표자회의에서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 등 각 세력이 모여 내전 해법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텔레비전 연설에서 시리아에 대해 “터키, 러시아, 이란은 공통의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뒤 아사드 대통령의 강력한 비판자 중 하나였던 터키가 조력자로 모습을 바꾸는 것으로 비춰졌다. 수니파 터키는 내전 발발 뒤 시아파 아사드 정권을 규탄하고 반군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태도를 바꾼 것은 터키 내부의 쿠르드족 세력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최대 반군 세력인 시리아민주군의 주축인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부에서 자치권을 얻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태도 변화는 아사드 정권보다는 러시아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터키는 다음달 소치에서 열릴 ‘시리아 국민 대화 대표자회의’에 쿠르드계를 참여시킬지 말지를 놓고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터키는 이 회의에 쿠르드계의 참여를 반대해 온 반면 러시아는 26일 시리아 북동부 지역 쿠르드 대표가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에르도안이 터키에 민감한 문제, 특히 터키가 적으로 간주하는 시리아의 쿠르드족 관련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가 시리아의 미래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다만 에르도안의 ‘변심’을 러시아는 오히려 반길 수 있다고 봤다.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러시아가 터키의 적대감을 종종 협상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 아사드 정권을 협상장으로 데려올 구실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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