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11 12:19
수정 : 2018.02.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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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시리아를 공습하다가 격추당한 이스라엘의 F-16 전투기의 잔해. 북부의 알로네이 아바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1982년 이후 시리아에 대한 최대 공습을 감행하다가, 전투기가 격추당하는 반격을 받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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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의 ‘이란 목표물’ 겨냥
이스라엘 전투기도 격추당해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 대 이란의 대리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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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시리아를 공습하다가 격추당한 이스라엘의 F-16 전투기의 잔해. 북부의 알로네이 아바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1982년 이후 시리아에 대한 최대 공습을 감행하다가, 전투기가 격추당하는 반격을 받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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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시리아에 1982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대응으로 이스라엘 전투기가 격추당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공격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중인 이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슬람국가(IS) 위축 이후 시리아 내전이 이란 진영 대 반이란 진영의 분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10일 시리아의 방공망을 큰 손해를 주는 공습을 벌였으며, 이는 1982년 레바논 전쟁 이후 시리아에 대한 “가장 중요한 공격”이었다고 이스라엘 공군의 토메르 바르 장군이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의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공을 침입하면서 촉발됐다고 이스라엘 군은 주장했다. 이스라엘 군은 헬기로 이 이란 무인기를 격추시킨 뒤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시리아 및 시리아의 ‘이란 목표물’에 대해 공격했다. 이에 시리아 정부군의 방공망도 대응하여 이스라엘의 F-16 전투기 한대가 격추됐다.
격추된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스라엘 북부의 하르두푸에 추락했고, 조종사 2명은 탈출했으나, 1명은 심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투기는 시리아의 대규모 대공포 공격을 받고는 격추됐다고 바르 장군은 설명했다.
그 후 이스라엘은 두번째 공습을 펼쳐, 다마스쿠스 인근의 시리아 정부군 4사단 등 8개의 시리아 목표물들을 공격했다고 이스라엘 국방군 대변인은 밝혔다. 두번째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저녁 군 수뇌부들과의 회동에서 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하나 “우리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나 시리아 내에서 우리를 적대하는 시설을 구축하려는 이란의 어떠한 시도”에도 맞서 우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부와 그 동맹국 이란은 무인기가 이스라엘 영공을 침입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모든 당사자들에게 자제를 요구했다.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자주 있어왔으나,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전투기의 격추는 양쪽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최대 적인 이란은 2011년 이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란은 군사고문단, 자원 민병대 및 최고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의 해외군 조직인 쿠드스 부대를 파견하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내전 개입을 통해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의 아사드 정부뿐만 아니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지원하고 있다. 이란은 이를 통해 중동에서 이란-시리아-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시아파 연대의 영향력 확장뿐만 아니라 지중해로 나아가는 통로를 확보하려는 지정학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대 안보 위협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에게 전달되는 이란 미사일의 전진 배치를 막으려고, 지난 수년 동안 시리아 내의 무기고 등의 시설을 폭격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는 아사드 정부가 이란 등의 지원으로 다시 회생하고, 이란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 내에서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또 이란이 레바논 내에서도 미사일 공장을 건설중이라고도 이스라엘은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 내전은 이란 진영 대 반이란 진영의 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점점 짙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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