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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1 16:00 수정 : 2018.03.01 21:21

나이지리아 화가 벤 엔원우가 그린 이페의 아데투투 아데밀루 ‘투투’(공주) 초상화. 사진출처: 본햄 누리집

나이지리아 화가 벤 엔원우가 1974년에 그린
이페의 아데투투 아데밀루 공주의 초상화
수십년간 자취 감췄다 런던 아파트서 발견

나이지리아 화가 벤 엔원우가 그린 이페의 아데투투 아데밀루 ‘투투’(공주) 초상화. 사진출처: 본햄 누리집
40여년간 홀연히 종적을 감췄다가 돌연 나타난 이른바 ‘아프리카 모나리자’가 런던 경매에서 120만5000파운드(약 18억원)에 낙찰됐다. 당초 예상가였던 30만파운드보다 4배나 높은 가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나이지리아 남서부 도시 이페의 아데투투 아데밀류이 ‘투투’(공주)의 초상화가 28일(현지시각) 런던 경매에서 낙찰됐으며, 나이지리아 모더니즘의 아버지 벤 엔원우의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런던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동시 입찰이 이뤄졌으나, 낙찰받은 사람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벤 엔원우는 1973~1974년에 걸쳐 세 가지 버전의 투투 초상화를 그렸다. 세 작품 모두 1960년대 나이지리아-비아프라 전쟁 이후 나이지리아 재건의 상징이 됐으나, 안타깝게도 모두 행방이 묘연했다. 1973년작은 1994년까지 웬원우의 스튜디오에 걸려 있었으나 강도에 의해 도난당했다. 암투병 중이던 엔원우는 이로 인해 완전히 무너졌고, 그의 죽음을 재촉하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 작품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두 번째 그림은 1974년 그려져 1975년 이탈리아 대사관 전시회에서 공개된 이후 사라졌다.

수십년간 미스터리었던 ‘아프리카 모나리자’는 지난해 런던 북부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된 뒤 경매업체 본햄스 본사에서 보관해왔다. 본햄의 현대 아프리카 미술 디렉터인 자일스 페피아트는 “나이지리아에서 투투의 초상화는 국민적인 아이콘이며, 문화적으로도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페피아트는 ‘아프리카 모나리자’를 발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런던 북부에 사는 한 가족이 지난해 12월 페피아트한테 그림 감정을 해달라고 연락을 취해왔고, 페피아트가 진품임을 감정해줬다. 이 가족의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관련 사업을 하면서 그림을 구입했고, 초상화 속 여성이 누군지 모른 채 수십년간 그림을 벽에 걸어두고 감상했다. 이 가족은 해당 그림이 “사라진 명작”이라는 얘기를 듣고 매우 놀랐다고 페피아트는 전했다. 그는 “이런 놀랄만한 작품의 발견과 판매에 있어서 역할을 했다는 건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맨부커상 수상자인 나이지리아 출신 작가 벤 오크리는 <본햄 매거진> 봄호에서 이 작품은 나이지리아에서 ‘아프리카 모나리자’로 인식되며, 거의 신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작품을 본 사람은 없으나, (1973년작) 포스터는 나이지리아 곳곳의 가정에 걸려있다는 설명이다. 오크리는 “40여년간 신화적인 작품이었고, 모두가 ‘투투는 어디 있는 거야?’라며 투투 얘기를 한다”며 “아프리카 현대 미술에서 50여년 만에 가장 중대한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초상화의 속 공주의 아버지는 이페 왕의 손자인데, 이페 왕은 아내를 37명이나 뒀고 자손이 수백명에 이른다. 최근 <가디언>은 라고스에 사는 공주의 사촌으로부터 “(초상화 속 공주가) 어디에 있는 지는 모르나 살아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엔원우는 공주의 긴 목과 우아한 아름다움에 감동해 6개월간 가족들을 설득한 끝에 캔버스에 담을 수 있었다. 엔원우의 아들 올리버 엔원우는 “그녀는 아버지가 추구했던 아프리카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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