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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0 15:43 수정 : 2018.04.10 19:34

9일 이스라엘 공군 소속으로 의심되는 전투기에 공습을 당한 시리아 T-4 공군기지.

이란, “이스라엘의 시리아 기지 공습에 이란군 4명 사망”
이스라엘, 공격설에 NCND하며 이란 타격 의지 노골화

9일 이스라엘 공군 소속으로 의심되는 전투기에 공습을 당한 시리아 T-4 공군기지.
9일 새벽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이 이스라엘의 소행일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모두 14명이 사망한 시리아 중부 T-4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이란군 대령을 비롯한 이란인 4명도 숨졌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기지에는 무인기와 관련된 이란 군사고문단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가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한 가운데, 미국 <엔비시>(NBC) 방송도 이스라엘이 미국에 공습 계획을 사전에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스라엘 공군의 F-15 두 대가 레바논 상공에서 쏜 미사일 8발 가운데 5발은 시리아 방공망에 격추되고 3발이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동구타에서 7일 발생한,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에 미국 대신 이스라엘이 나선 대리전이 아니냐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대가”를 공언한 직후 감행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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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경고 성격이 보다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T-4 기지는 이란이 시리아 내전 상황을 틈타 무인기 전력을 증강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곳이 시리아-이란 합동 기지 성격이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에도 자국 영공을 침범한 이란 무인기가 발진한 곳이라며 이곳을 때렸다. 당시 시리아 정부군의 반격에 이스라엘군 F-16 전투기 한 대가 격추됐다.

이스라엘은 늘 그래왔듯 공격 사실을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퇴역을 앞둔 아미르 에셸 이스라엘 공군참모총장은 5년간 헤즈볼라의 병참선 등 시리아 내 목표물에 100여차례 공격을 가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숙적 이란이 자국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 군사 역량을 확충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해왔다. 또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물질을 보유했다며, 2015년에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파기하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타격 가능성도 흘리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번 공격은 이란의 공중 작전 능력을 파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내전이 바샤르 아사드 정권, 러시아, 이란의 승리로 귀결되는 상황에서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또 갈등을 키움으로써, 화학무기 공격에 러시아와 이란의 연대 책임을 거론하는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군하지 않고 이란을 견제하도록 만들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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