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4 14:22
수정 : 2018.04.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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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응징 공격‘에 나선 14일(현지시간) 새벽 미사일들이 긴 궤적을 남기며 수도 다마스쿠스의 하늘 위를 날아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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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화학무기 시설, 지휘소 등 토마호크 미사일 등으로 공습
“러시아 관련 시설은 피한 일회성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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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응징 공격‘에 나선 14일(현지시간) 새벽 미사일들이 긴 궤적을 남기며 수도 다마스쿠스의 하늘 위를 날아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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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시리아 군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과 군 시설 등을 겨냥해 미사일과 전투기 등으로 공습을 했다. 지난해보다는 훨씬 고강도의 공격이었지만 “일회성 공격”으로 제한했으며, 러시아와의 충돌로 번질 수 있는 목표물은 피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군은 시리아 시간으로 14일 새벽 시리아 홈스 서쪽의 화학무기 저장시설과 주요 지휘소, 다마스쿠스 바르자 지역의 과학연구 센터와 화학무기 생산 시설 등을 겨냥해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했다. 영국군의 토네이도 전투기 4대가 이번 공습에 참여했다고 영국군은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밤(미국 현지시간, 한국 시각 14일 오전) 텔레비전(TV) 으로 된 연설에서 “조금 전 미군에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역량과 관련한 타깃에 정밀 타격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 군대와의 합동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인간의 행동이 아닌 괴물의 범죄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이날 “내전 개입이나 정권 교체에 관한 일이 아니라 지역 긴장 고조와 민간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제한적이고 목표를 정한 공격”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프랑스가 지난해 5월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복 공격은 일주일 전인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이라고 서방 국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시리아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은 내전에서 동구타의 두마를 거의 장악한 상황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해 60여명을 사망하게 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후원하고 있는 러시아는 화학무기 공격을 반군 세력이 조작했고, 미군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우리는 그것(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공격)을 아주 강력하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많은 군사적인 선택이 있고 24~48시간 내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에프페>(AFP)와 로이터 통신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에 최소 6번의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솟았다고 전했다. 미국 쪽은 이번 공격은 “일회성 공격”이었으며 민간인 사망자 발생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밤 브리핑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공습은 일회성 공격(one-time shot)으로 끝났고,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의 공격은 아사드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경고성 발언을 덧붙였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첫 타깃은 시리아 (화학무기) 연구시설”이라며 “사상자를 최소화하는데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공격이 육군 부대 등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나 시리아에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던포트 합참의장은 러시아와 관련된 시설은 피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지난해 4월에도 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인 칸사이쿤에 사린가스 공격을 하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발사해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이번 미사일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두 번째로 이뤄진 시리아군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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