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7 17:09
수정 : 2018.10.0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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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사진을 들고 있다. 이스탄불 /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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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내 사우디 영사관서 실종된 카쇼기
미국 망령 후 외신에 사우디 비판 칼럼 기고
WP “사우디서 온 15명 암살팀에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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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사진을 들고 있다. 이스탄불 /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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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등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써온 사우디 출신 유명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암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러 간 후 실종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 터키 수사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실종된 카쇼기가 사우디서 파견한 15명 ‘암살단’에 의해 영사관 안에서 피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사우디인 15명이 비행기 2대에 나눠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카쇼기가 방문한 시점에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이후 터키를 떠났다. 살해는 사전에 계획됐으며 살해 직후 그의 시신이 영사관 밖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경찰은 카쇼기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사우디인 15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터키 검찰도 해당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낸 카쇼기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에 사우디 정책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해 왔다. 그는 한때 사우디 왕가와 유대도 있었지만, 지난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차기 왕위계승자로 임명되고 자신을 후원하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부패 혐의로 구금된 후 체포를 피해 미국에 머물러왔다.
빈 살만은 왕위 계승과정에서 국가 안보 확립과 부패 척결을 이유로 왕자와 국가, 고위관료 성직자, 기업가 등 수백명을 구금해 반대 세력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카쇼기 살해 의혹’에 대해 사우디 영사관은 카쇼기가 바로 영사관을 떠났다며 살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 영사관은 향후 (수사를 위해) 영사관 내 수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사관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에서 카쇼기 출입 당시 영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카쇼기 사건으로 인해 터키와 사우디 양국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터키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걸프 국가 사이에서 고립된 카타르를 꾸준히 지원하며 사우디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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